여름의 마지막 길목 하루 동안 삶의 무게가 버거울 정도로 몸서리치게 앓았습니다 쇠줄기로 팽팽하게 내리쬐던 땡볕을 한꺼풀 벗겨내려고 세찬 빗줄기는 대지위를 적셔냈습니다. 뒤돌아 서는 계절 못내 섧어 매미들의 소리 공명이 나무 잔가지를 흔들어댔습니다. 날마다 창문으로 스며드는 창문의 온기가 조석(朝夕)으.. 나만의 시 2008.08.19
자전거 타는 노인 낡은 자전거바퀴는 날마다 쓰레기장 옆 담벽에 섰다 하얗게 새어 버린 머리카락 굵은 물결이 패여진 미간 엉거주춤 걸어가는 모습 초라하게 걸친 낡은 옷자락 매캐한 냄새가 항상 그 주변에서 춤을 추었다 폐종이가 중심을 잃고 납작해진다. 빈 철깡통. 패트병이 커다란 망속으로 분류된다 그 노인의 .. 나만의 시 2008.08.12
시냇물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가만히 발 담그면 유년시절 추억들이 발 밑에 선다. 송사리떼 꽁무니 쫓아 고무신으로 살금살금 퍼올리고 돌틈에 숨어있는 다슬기 잡으려고 물속 들여다보면 덩달아 놀란 물방개 물장군 가재들. 작은 모래웅덩이 안에 다슬기 송사리 넣어두고 살이 까맣도록 물장구 치다 찾아온.. 나만의 시 2008.08.11
바다에서 나다운삶/ 임경자 바다가 그리운 것 바다가 뼈저리도록 보고 싶은 것은 그대가 바다 곁에 있었을 때입니다. 보고픔에 눈물이 솟구치는 날에는 파아란 파도가 밀려오는 바다를 생각하고 정말 무작정 어디론가 떠난다면 바다가 보이는 곳을 생각했습니다. 바다는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쳤던 내 모습입니.. 나만의 시 2008.08.10
노을빛 바다 빠알간 불덩이가 저 수평선 너머로 지친 몸을 눕는다. 출렁이는 바다가 뜨거움도 잊은채 안고 같이 눕는다. 태양과 바다는 뜨겁게 사랑하기때문에 저토록 아름답다. 출렁거리는 바다는 세상을 너무 잘 안다. 사람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안다. 숱한 사람들이 저 바다위에 던져 놓았을 이야기들 사랑,이별,.. 나만의 시 2008.08.08
세월이 가면 세월이 가면 산 밑 오두막집 굴뚝에서 하얀 연기 품어대는 집을 짓고 하늘이 내려준 비와 바람과 햇살 불평없이 받아 텃밭에 변변하지 작은 채소들과 토닥거리며 살고 있겠지! 밤에 울어대는 서쪽새 소리따라 걷고 있으면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들의 이야기들 풀잎마다 이슬로 맺혀 이른 새벽 동녘 하.. 나만의 시 2008.08.02
계곡 나다운 삶/ 임경자 나뭇잎끼리 바람결에 비벼대다가 하늘에서 은빛 햇살들을 물속으로 떨어뜨린다. 물살끼리 돌틈으로 흐르며 투명하게 터지는 유리알들 손으로 가지런히 모아 떠올릴때 마다 손가락 사이로 유리알들이 미끄럼타며 내려간다. 파아란 나비떼들 계곡을 가득 채우며 날아간다. 부서진 .. 나만의 시 2008.07.31
사랑앓이 지우던 날 나다운삶/ 임경자 하늘에서 수없이 많은 눈발이 가로불빛 속으로 불나비처럼 날아들었습니다. 백열등이 켜진 초라한 낡은 포장마차 닭발에 소주 한잔 또 한잔 가슴에 담아둔 것을 버려야하 듯 병은 비워집니다. 취기는 온 몸에 점점 채워지는데 마음속에 꽉찬 외로움을 덜어내지 못했습니다. 혼자 걸.. 나만의 시 2008.07.26
샘가에서 나다운 삶/ 임경자 엄마에게 꾸중듣고 대나무 옆에서 혼자 울다가 눈물씻으러 달려간 샘물속 가만히 들여다 보면 초롱 별들이 다가와서 방긋 미소지은 달님이 다가와서 물속에 잠긴 내 손을 꼭 잡아 줍니다. 나만의 시 2008.07.24
아카시아 꽃 나다움삶/임경자 바람타고 물밀듯 밀려오는 하얀 꽃들의 속삭이는 향기 입안 가득 꽃잎따다 물고 걸어가던 너의 향기도 살포시 따라온다 아카시아 나무사이로 퍼져가는 햇살이 볼그레한 입술에 자꾸 번져가면 가슴 가득 몽골몽골 피어난 하얀 꽃송이 이제는 너를 닮은 꽃그늘 아래 우두커니 앉아 빈 .. 나만의 시 2008.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