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젖어 있으면... 하루종일 비의 소리 멈추지 않아 음악의 선율에 젖어 있으면 피아노 건반위로 살며시 걸어오는 그대 발자국소리 뿌우연 그대 모습 봄인지 겨울인지 때 잊은 베란다 철쭉 꽃속에 젖어 두 눈에 꽃물이 자꾸 자꾸 떨어집니다. 나만의 시 2008.12.06
산길오르다가 비탈진 모퉁이 하얀 모시 속적삼 풀어 놓은 안개 국화꽃 아직 기지개 켜지 않은 산길은 섬섬히 젖은 추엽의 향기가 물기에 젖어 있고 문득 동녘 끝에서 햇살들이 비늘을 털어내는 순간부터 하늘 거리던 속옷을 한 꺼풀 한 꺼풀 걷어갑니다. 잎새 다 털어낸 나목 한 계절 몸살 앓았던 자리마다 잘게 잘.. 나만의 시 2008.12.02
기도-2 나다운 삶/ 임경자 미세한 바람결에도 흔들거리는 마음이지만 영혼을 파괴하는 유혹에는 숭고한 마음이 되게 하소서 십원을 아껴서 절약하고 살아야하지만 가난하고 소외되는 이를 위해서 많은 돈도 흔쾌히 쓸 수 있는 풍부한 마음을 주소서 얼음처럼 차가운 이성보다는 햇살처럼 따스한 감성을 가.. 나만의 시 2008.11.23
상흔 숱하게 변화된 세월의 조각들이 콘크리트 깨진 틈새 속에서 녹슬고 부식되어 가고 있는데 여지껏 단절하지 못한 희미한 그리움은 미로속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손바닥에 피멍울 들만큼 창문을 더듬어 지문들이 닳아지고 있다. 사랑의 칼날로 베인 상흔 뒤에 새살처럼 돋아났던 그대의 表象이리니 .. 나만의 시 2008.11.22
裸木(나목) 새벽 안개 목젖까지 찬 거리마다 하얀 속살 수줍은 빈 몸에 보송보송한 보드라운 햇살이 다가와 한겹 한겹 실비단 옷을 입는 너 다 벗어 내어도 한 점 부끄러움없다는 너의 황홀한 고백 내 가슴 속마다 헛말 주워 담으며 세상 사람앞에 껄껄껄 웃어보이는 비굴함이나 덕지덕지 낀 빈 껍데기속 위선으.. 나만의 시 2008.11.20
아버지 아버지 당신 가슴속에 고즈넉하게 내어 준 들판의 벼밑둥은 줄지어 칼날 선 깃발을 꽂아 놓고 만추의 쓸쓸함만 펄럭입니다. 평생 당신의 땀이 절인 논에서 한 해 한 해 흙냄새가 고슬고슬 익어갈 때마다 당신의 청춘의 나이테가 늘어갔습니다. 뻐끔 거리며 내 놓는 햇살의 눈부심은 예나 지금이나 그.. 나만의 시 2008.11.16
기억속의 두루마리 켜켜이 짓눌렀던 그리움들이 바람의 깜박이는 숨소리에 떨구는 잎새속으로 엉켜지면 가슴 밑바닥 아린 눈물의 조각들은 한 남자를 끄집어 내려고 합니다. 몇 날 아니 몇 수년을 가슴 응어리에 남은 사람입니다. 처음 마주친 순간 온 몸에 뻣뻣한 소름 돋아나는 전율 향긋한 커피향에 젖어 버린 사람 .. 나만의 시 2008.11.13
가을속의 아기 걸음마 갓 배운 아기가 아장아장 걸어가다 낙엽 하나 손에들고 엄마에게 뒤뚱뒤뚱 달려갑니다. 꼼지락꼼지락 손가락 속에 가을 한장 들고 엄마에게 동당동당 달려갑니다. 엄마의 입가에 빠알간 단풍잎이 대롱대롱 걸립니다. 바람에도 떨어지지 않을 고운 미소가 아롱아롱 맺힙니다. 맑은 햇살도 덩달.. 나만의 시 2008.11.12
갈대숲에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 밑에서는 하얀 흙 먼지가 꾸역꾸역 구토를 하며 신발위에 흔적을 남기고 물빛에 퉁퉁 부어 오른 고독은 마른 바람 속에서 날카롭게 날이 선 갈잎에 상채기가 나서 갈라진다. 시리다 . 마음이 시리다 시린 물방울은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져 물결속에서 속앓이를 하느라 울렁거.. 나만의 시 2008.11.09
초승달을 보며 도심의 아파트 빌딩 사이 하늘은 덮을 것 하나 없는 싸늘한 바다에 국화꽃 속 눈썹 닮은 초승달이 이제 막 곡선을 그리려고 합니다. 유년시절 고운 나의 첫사랑 익지 못한 나의 풋사랑 어디메인가 있을 사랑했던 임이여 외로움이 물때처럼 끼는 날 맑고 고운 그 사랑 생각하며 자욱한 안개가 말없이 창.. 나만의 시 2008.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