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여심 나다운삶/ 임경자 그리움으로 가득한 까만 하늘은 온통 별투성이 가로등 불빛이 풀잎에 떨어져 바람에 흔들거린다. 가슴을 아려오는 외로움 한자락이 아른 아른 서성거려 풀벌레소리 밟아 걸어가는 길 길 옆에 하늘거리는 빨간 코스모스처럼 흔들거리는 내 모습 바라보다 풀섶에 영롱하게 맺힌 이슬.. 나만의 시 2008.09.18
반딧불 비 그친 하늘 보름달을 삼켰다. 대나무 이파리 젖은 물방울들 가로등 불빛속에서 다시 수 많은 등불을 달고 날아가던 반딧불은 대나무 끝에 달린 작은 등불 하나 끄고 그 곳에 혼자 반짝 반짝 불을 대신 밝힌다. 나만의 시 2008.09.14
놀이터에서 다연이와 마주 앉아 발을 동동 굴러 시소를 타면 깔깔대며 웃는 다연이 웃음소리에 달려오는 바람 파아란 하늘속 하얀 낮달이 소리없이 물끄러미 쳐다보다 따라 웃고 담장옆 구경하던 분홍빛 코스모스도 즐거워서 춤을 춥니다. 나만의 시 2008.09.13
세월의 향기 나다운 삶/ 임경자 세월따라 나날이 퇴색되는 풀잎의 빛깔이지만 담벼락에 걸친 강낭콩 줄기는 속살 튼실한 열매를 품었다. 나이가 한 살 한살 들어갈 수록 세파에 흔들린 흔적은 고스란히 줄을 긋는 얼굴이지만 내 영혼만큼은 청아한 하늘닮은 작은 열매 품고 살고 싶다. 나만의 시 2008.09.07
옹달샘 나다운 삶/ 임경자 산 중턱 작은 옹달샘은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다. 대나무에 앉은 참새가 물속에서 짹짹 거리며 놀다가고 하얀 양떼 몰고 가던 솜털구름이 파아란 벌판으로 달려가고 길가던 햇님이 목말라 물마시고 가고 별들과 달님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하고 옹달샘은 항상 좋은 친구들이 .. 나만의 시 2008.09.05
알밤 나다운 삶/ 임경자 뒤뜰 대나무 숲 저 하늘 솜털구름 닿을 듯 손을 뻗은 밤나무에 캄캄한 밤마다 똑똑 뚝뚝 톡톡 툭툭 장독대를 두드리는 소리 산다람쥐 가족들이 나무위에서 알밤따다 떨어뜨린 토실 토실 익은 알밤들이 이슬방울 촉촉히 내려앉은 풀잎 속에 옹기 종기 모여 있다. 나만의 시 2008.09.02
계절을 밟는다. 밤마다 거리를 걷다 손을 잡는 바람의 손길에 부풀어 오르는 작은 설레임 거리를 달리는 불빛 버스 한 대 잠시 멈추면 너의 모습 볼 수 있을까 아무도 없는 간이 정류장을 바라본다. 별이 뜨지 않은 까만 밤하늘 내 마음속 숱한 별들만이 하늘에 수없이 많은 별을 그리고 길섶마다 앉아 우는 낯익은 풀.. 나만의 시 2008.08.30
산토끼 어느 늦가을 산에 나무하러 가신 어머니 보자기 속에 어미 잃은 알록 달록 산토끼 한 마리 아기토끼 앉아 있는 마당 솔잎냄새 낙엽냄새 소록소록 나고 엄마 찾아 깡충깡충 아빠 찾아 깡충깡충 아기토끼 까망눈망울 엄마생각 아빠생각 가득해서 착한 내동생 산에 데려다 주고 엄마토끼 아빠토끼 못 찾.. 나만의 시 2008.08.24
비에 젖는 날 나다운삶/ 임경자 밖은 온통 비의 울음바다. 이런날은 비 내리는 풀섶마다 생명 잃고 뻣뻣하게 말라 버린 풀잎일지라도 저절로 눈물이 나서 엎드려 운다. 보고 싶은 얼굴 볼 수 없어서 보고 싶은 이름 큰 소리로 부를 수 없어서 보고 싶은 사람에게 달려가지 못해서 커피 한 잔 들고 창옆에 서면 주체할 .. 나만의 시 2008.08.22
내 마음의 주홍글씨 나다운 삶/ 임경자 작은 미열에도 어지럼증으로 일어서기가 힘든 밤 문살틈 사이사이 구멍난 창호지에 종이 한 장 한장 덧붙인 것처럼 마음속 텅빈 구멍에 종이 한장 덧 붙입니다. 막연히 사람 그리운 날입니다. 막연히 빗소리가 그리운 날입니다. 달그락 달그락 소리내며 끓는 주전자 침묵의 공간속.. 나만의 시 2008.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