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일요일의 달콤한 잠을 미루고 딸아이를 잠에서 깨웠다. 일주일의 휴가에 딸아이와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은 이번 주 밖에 허용되어 있지 않아서였다. 어제 떠나려던 여행은 늦은 수업으로 차질이 생겨서 일요일로 미루지 않을 수 없었다. 정동진으로 가려던 것.. 부산으로 가려던 것 ...그 것은 하루라는.. 나의 수필 2010.08.01
여수여행 일의 잔해속에 묻혀 살아온 일년이란 시간 속에서 삶의 기력을 회복할 시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리고 남편의 실직과 함께 어디한 번 여유있게 여행 한번 떠나지 못해서 아이들에게 못내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던 것들이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 "엄마 시험끝나면 .. 나의 수필 2010.01.09
비가 오면 비가 내리는 날은 내게 있어 휴식과도 같았다. 산 언저리에 자리잡은 양지뜸이 비에 젖어 하루종일 구슬픈 노래를 부르고 우리집 주변에 빙둘러 서있던 대나무 숲은 덩달아 후드득 후드득~~ 비의 마음을 달래듯 같이 울었다. 마당에 서서 골안골짜기에서 하얀 물거품을 한 껏 입에 물고 용트림하듯 흘.. 나의 수필 2009.07.15
대나무 숲 나다운 삶/ 임경자 내가 태어난 시골집은 집 주변을 울타리처럼 빙둘러 대나무밭이다 대나무는 사시사철 푸른 잎으로 우리집을 지키는 방패목(防牌木)이 되었다 밤만 되면 산중턱의 가장 끝집이었던 우리집 주변에는 묘들로 가득했고 어렸을적에는 구미호라든지 귀신들이 하얀 소복을 입고 대나무 .. 나의 수필 2008.09.20
단풍잎 닮은 아이 곱고 예쁜 단풍잎 닮은 여섯살 난 여자아이를 만났다. 그 아이가 처음 우리집에 오게 된 계기는 내가 가르치는 병준이란 초등학교 5학년 오빠를 따라 온 것이 시초가 되었다. 병준이를 내게 맡기면서 병준이 어머니를 만난적이 있었는데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아버지께서 .. 나의 수필 2008.09.08
글에 불씨를 당긴 남자 내가 글을 쓰리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을에 본 진달래에 남다른 감흥을 흑백 원고지에 표현한 것으로 백일장대회에서 상을 받은 것과, 6학년동안 일기쓴 노트 서너권을 모아서 교육청으로부터 상 받은 것이 고작이다. 시인이 되어보려고 꿈을 키워온 적도 없었다. 힘겹게 사는 .. 나의 수필 2008.07.16
두갈래의 사춘기 중학교 2학년 때 할아버지께서 병으로 갑자기 운명을 달리하셨다 손바닥만한 우리집을 새로 짓기 위해 구이저수지 밑에 있는 수월리 논을 파셨고 그 밑천을 바탕으로 집을 지으려고 하셨다 할아버지께서는 극구 만류하셨지만 손바닥만한 집에서 대가족이 기거하기가 불편하셨던 아버지는 집 건축을 .. 나의 수필 2008.07.01
가을을 두드린 진달래 마당 귀퉁이에 한그루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든 잎새들 다 털어내고 앙상한 가지만이 빈손으로 지나가는 바람을 매만지고 있던 6학년 어느 가을날, 잠시 라디오 기술을 배우기위해 우리집에 얹혀 살았던 외삼촌과 뒷산으로 등산을 갔다. 의연함과 당당함을 갖추고 사계절 같은 빛으로 푸른 군인처럼 .. 나의 수필 2008.06.25
아들의 족욕 아들 진호가 학교에서 오더니 엄마의 발을 씻겨준다고 했다. 집에서 간혹 내 등을 씻겨준 적은 있어도 새삼스럽게 발을 씻겨 준다는 말에 순간 당황을 했다. 선생님께서 내 주신 과제가 엄마 발을 씻겨 드리고 자신의 느낀점과 엄마의 느낀점을 써서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나 의무적으로 해야 된.. 나의 수필 2008.03.31
야간 기차 여행 내 인생에 한번의 모험을 감행한 적이 있었다. 여행을 즐겨하는 사람들에게는 여행이란 단어가 모험처럼 여기지 않을테지만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 집을 떠나 여행을 한다는 것은 커다란 모험과도 같은 것이었다. 마음속에 짓누르고 있던 번잡한 고뇌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삶을 .. 나의 수필 2008.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