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삶/ 임경자
하늘에서 수없이 많은 눈발이
가로불빛 속으로 불나비처럼 날아들었습니다.
백열등이 켜진 초라한 낡은 포장마차
닭발에 소주 한잔 또 한잔
가슴에 담아둔 것을 버려야하 듯
병은 비워집니다.
취기는 온 몸에 점점 채워지는데
마음속에 꽉찬 외로움을 덜어내지 못했습니다.
혼자 걸어야하는 거리
까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진눈개비를 맞으며
버스를 타야한다는 것도 잊은채
정거장을 몇개 건너
다리가 아프도록 걸었습니다.
쓸쓸한 도시의 거리마다
다 떨구어진 나무들이 줄지어 서서
몸서리치게 차가운
차들의 불빛속으로 같이 달려갑니다.
그날따라 까만 밤하늘에
밤새도록 하얀 눈이 지칠줄 모르고 내렸습니다.
내마음속 사랑앓이 지우려고
저녁내내 눈이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