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시

사랑앓이 지우던 날

향기나는 삶 2008. 7. 26. 11:07

나다운삶/ 임경자

 

 

 

 

하늘에서 수없이 많은 눈발이

가로불빛 속으로 불나비처럼 날아들었습니다.

 

백열등이 켜진 초라한 낡은 포장마차

닭발에  소주 한잔 또 한잔

가슴에 담아둔 것을 버려야하 듯

병은 비워집니다.

 

취기는 온 몸에 점점 채워지는데

 마음속에  꽉찬 외로움을 덜어내지 못했습니다.

 

혼자 걸어야하는 거리

까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진눈개비를 맞으며

버스를 타야한다는 것도 잊은채

정거장을 몇개 건너

다리가 아프도록 걸었습니다.

 

쓸쓸한 도시의 거리마다

다 떨구어진 나무들이 줄지어 서서

몸서리치게 차가운

차들의 불빛속으로 같이 달려갑니다.

 

그날따라 까만 밤하늘에

밤새도록 하얀 눈이 지칠줄 모르고 내렸습니다.

 

내마음속 사랑앓이 지우려고

저녁내내 눈이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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