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시

내 마음의 주홍글씨

향기나는 삶 2008. 8. 21. 11:55

 

 

                          나다운 삶/ 임경자

작은 미열에도

어지럼증으로 일어서기가 힘든 밤

문살틈 사이사이

구멍난 창호지에 종이 한 장 한장 덧붙인 것처럼

마음속 텅빈 구멍에  종이 한장 덧 붙입니다.

 

막연히 사람 그리운 날입니다.

막연히 빗소리가 그리운 날입니다.

달그락 달그락 소리내며 끓는 주전자

침묵의 공간속에서 절룩거리는 여심

 

투명한 유리창

별을 묻어버린 까만 하늘끝에

달무리진 달이 나뭇가지를 밟고 건너 갑니다.

 

그리움이란 이런 것입니다.

가슴에 새긴 주홍글씨입니다.

사랑을 앓고 난 뒤에 새겨지는 주홍글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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