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 옆에서 얼굴 가만히 들여다 보면 아직도 홍조 가득한 얼굴로 괜시리 밀어냅니다. 옆구리 쿡쿡 찔러 장난 걸어보면 나이가 들어도 철없다고 괜시리 핀잔을 합니다. 사소한 말다툼으로 등 돌려 잠을 자도 아침이면 지난일 까맣게 잊고 등돌려 잠을 잡니다. 누구 엄마라고 부르는 것 보다, 이름 잊지 말라.. 나만의 시 2008.03.13
참새나들이 햇살 따사로운 운동장 모퉁이 참새가족 네마리 나들이 왔다. 오종종 모여서 땅따먹기 폴짝 폴짝 뛰어서 높이 뛰기 포르르 날아서 이어달리기 아이들이 없는 넓은 운동장 참새가족 네마리 짹짹 거리며 놀다 간다. 나만의 시 2008.03.08
해의 몸짓 나의 숨소리가 메아리로 되돌아오는 텅빈 거실에서 커피 한잔 들고 밖을 본다. 봄이 오는 길목을 희뿌연 황사가 연일 막아서지만 먼지속 금빛 햇살은 한줄기 빛이라도 더 쏟아내기위해 가려진 틈새속에서 빛을 짠다고 손이 바쁘다. 산수유꽃이 실을 먼저 잡았나보다 노랗게 꽃망울진 산유꽃이 웃고 .. 나만의 시 2008.03.03
봄비 구름 꼭 물고 가던 바람이 비를 뿌립니다. 겨우내내 매운 가시바람속에서 말라 버린 마지막 풀잎들은 땅에 엎드립니다. 물방울들이 통통 발을 굴러 풀잎 미끄럼을 타고 땅속으로 내려갑니다 땅속에 잠자고 있는 토롱토롱 새싹을 깨우러 달려갑니다. 봄이 왔다는 편지들고 달려갑니다. 나만의 시 2008.02.25
빈자리 마음 한 구석에는 늘상 빈자리가 있습니다. 그대마음 담지 못해서 길을 걷다가 바람도 채우고 눈부신 햇살 채워보지만 더욱 밀려오는 허전함이 있습니다. 한 번쯤 내 마음 받아줄 수 있는지 한번쯤 그대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한번쯤 그대 마음속에 내가 있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말한마디 .. 나만의 시 2008.02.14
눈밭 바람도 색깔 있다는 것 알고 있니? 이 곳 산골짜기 기슭에는 하얀 바람만 불어서 하얀 눈이 내리고 하얀 눈만 소복하다는 것을.. 그 위에 하얀 햇살이 내려오고 하늘에서 떨어진 영롱한 별조각들조차 낮에도 하얀빛을 내고 있다는 것을... 이 곳에 사는 산짐승들은 하얀 신발 신고 뛰어다녀서 하얀 발자.. 나만의 시 2008.02.09
겨울나기 냇가가 살 얼음 옷을 입었다. 바람 끝이 차가워서 바람을 막으려고 옷을 껴 입었다. 물새가 모래섬에 옹기종기 웅크리고 앉았다. 서로 몸을 부비면서 추위를 막으려고 작은 성을 쌓았다. 연인들이 손을 잡고 걸어갔다. 손을 잡은 따스한 사랑으로 차가운 겨울을 막고 마음을 꽉 잡았다. 겨울은 이렇게 .. 나만의 시 2008.02.01
고구마 장작불 훨훨 타다 시름시름 꺼지는 아궁이는 고구마가 익기 참 좋았다. 부지깽이로 불을 뒤적거려 식구대로 여나무개 묻어두고 마당에서 배나무에 고무줄 묶어 놀이를 하다보면 솔솔 고구마 익는 냄새가 산골짜기에 널리 퍼지고 마실 나가놀던 우리집 흰둥이도 먼저 알고 달려왔다 아궁이에 둥그렇.. 나만의 시 2008.01.26
봄 봄 바람이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봄 바람은 가지를 잡고 잠을 깨웁니다. 지그시 잠을 자던 새싹들이 토롱토롱 가지마다 눈을 뜹니다. 봄 햇살이 문을 열고 들어 옵니다. 봄 햇살은 꽃망울마다 따스한 손길로 간지러움을 태웁니다. 가지 마다 꽃망울들이 간지럽다고 웃음을 터트립니다. 나만의 시 2008.01.26
그대로 보내야겠지요 당신을 그대로 보내야겠지요 미소가 사라진 얼굴은 겨울 새벽녘 울타리에 걸린 된 서리 힘겨운 사랑앓이 지쳐서 겨우 하나 밖에 없던 마음 불어 오는 바람에 떨어져 저멀리 땅구르는 낙엽처럼 등 돌려 가는 당신이기에 보내지 못하고 주저거리고 있는 것이 부질 없는 손짓이기에 가슴에 눈물 고이면.. 나만의 시 2008.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