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번갯불에 콩튀겨 먹기~하늘에서 떨어진 예비 사위의 첫 방문

향기나는 삶 2023. 2. 14. 14:40

2023년 2월 14일 화요일 ~

일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나에게 벌어진 일을
생각하면 번갯불에 콩튀겨 먹는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졌다.

하루 사이에 ~~그렇게 어렵다는 사위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느낌~~ㅎ ㅎ

월요 수업 들어가는데 딸이 사위 될 남친이
나와 남편에게 잠시 인사를 드리러 오겠다는

문자에 황망해서 가슴이 벌렁거렸다.

~화장실 리모델링도 안했는데....
~다음에 오면 안돼?~

집은 평소에 깨끗하게 청소를 해 놓았지만
워낙 낡은 집이라 하나씩 고쳐 나가려는 계획이

시댁으로 끝없이 들어가는 비용때문에
무산 되었다.

~엄마, 화장실때문에 친구 데리고 못와
창피해 ~~

그 말이 내내 걸려서 화장실 리모델링을
하려고 했던 비용 540만원 중 300만원

넘는돈을
시댁에 사용해 버렸으니.......참....

속타는 심정은
사해바다에 홀로 떠 있는 기분이랄까!

계속 거절하면 예비 사위에게 결례가 될까 봐
~~알았어 ~~

다행히 청소는 깨끗하게 하고 다녀서
퇴근 길에 딸기와 둥굴레차를 사가지고

집에 왔다.

집 주변의 조금 덜치워진 해피의 장난감을
없애고 더 말끔하게 쓸고 닦았다.

해피 산책후 남편은 집에서 대기하고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8시 경에 예비 사위가 들어왔다.

일단 외모의 평가기준이라면
179cm에 키에 몸집이 컸다.

얼굴이라 ~~~ㅎ ㅎ

우리 남편과 아들이 잘생긴 얼굴에 비하면
잘 생기진 않고 좋게 말하면 남자다운 외모였다.

남편은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남자는

여자 고생시킨다고 등치크고 얼굴은
그만하면 되었다고 흡족해 했다.

난 아들을 낳거나 딸을 낳으면 무조건
딸을 닮아야 된다고 생각을 했다 ~ㅍㅎ ㅎ

딸의 남자 사귀는 기준이

얼굴 잘 생긴 것보다 풍채가 뛰어난
남자다운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차피 제 눈에 안경이라고
~귀엽다나 어쨌다나 ~ ㅎ ㅎ


나는 키크고 잘생긴 외모를 중시했던 것 같고

딸은 건강미 넘치는 풍채의 다부짐을 중시하는
것으로 봐서

모녀지간 남자 간택
기준이 다른 성향으로 판단이 되었다.

평생 데리고 살 여자는 딸이니
딸 마음에 들으면 장땡이지 않나 싶었다.

나는 초면이라 어찌나 덜렁거렸는지
예비 사위가 간 뒤에

~왜 이렇게 차분하지 못하냐
웃겨 죽는 줄 알았어 ~~.

~얼마나 떨렸는지 알아?~~~ㅎ ㅎ

취조식 질문은 하지 못해서
예비 사위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뭐하시는지 현재 구체적인 직업은
모르지만 사돈 고향은 정읍 북면 출신의

농사꾼의 아들이 전주로 나와 살고
예비 사위는 2남중 큰아들 이었다.

시아버지 될 분 역시 남편과 똑같이 귀농을 준비하면서 시골 농사일을 하고 직장을
다니는 분 같았다.

~농삿일 도와 드릴게요
저도 아버지 잘 도와 드려요 ~

남편은 그 말에 흡족하게 웃었다.

예비 사위가 큰 아들이다 보니
시아버지 되실 분은 남편보다 2살 아래

시어머니 되실 분은 나보다 두살
아래인 어린 분이셨고

내가 그토록 원한
양부모가 계셔서 안심이 되었다.

나의 자식 결혼조건 중 제일 작은 바램은
양가 부모 밑에서 예의 바르게 자란
사위와 며느리~~

또 하나 시댁에 빚이 없어야 한다.

시댁 거대 빚으로 내가 등골 휘는 것을
겪어 봐서 둘이 살기도 바쁜데 빚으로
갈등 일어나는 것 명약관화하기 때문 ~~

딸과 사위 둘이 똑같은 공직자이니 능력은
갖춰  있고 둘이 잘 살면 되는 것 ~~ㅎ ㅎ

일요일에 결혼 발표~
월요일에 사위방문 ~

일장춘몽처럼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길 바랬건만
진짜 현실로 받아들여지기 까지
3일 동안 멍때리며 지냈다.

딸이나 예비 사위의 나이는 최적의 나이고
최적의 시간에 결혼하는 것은 축복 받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