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나는 금요일 오전에 배추뽑고 남편은 토요일 간하러 가는데 ....~

향기나는 삶 2023. 11. 18. 12:31

2023년 11월 19일 일요일 ~맑음

목요일 비가 내렸고
금요일 잠시 비가 그쳤지만 오후에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금요일  오전에  잠시 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눈온다는데 배추 뽑으러 와 ~

나는 해피와  회사에 들러 다음  주 교재를 챙기고
시댁으로  향했다.

성질급한 시어머니는
~오냐?~~라고

전화를 하셨다.

~가고 있어요 ~~

도착한 시간이 11시 2분 ....

어깨가 편찮으신  시어머니를 대신해  
배추를 뽑았다.

~두줄  100포기만 뽑아라
두 줄은 막내네 횟집에서 뽑아 가라고 할거여~~

1시간  동안  배추를  뽑아 쟁여야 했다.
눈이 온다는 소식에   비닐로  덮자 마자

비가 억수로  내렸다
~~다행이네 ...배추 뽑자마자 비가온다 ~~
수고 많이 했다~~

비만 안왔으면  간이라도  해 주고 싶었지만  
비가 내려서 할 수가 없었다.

토요일 ....

8시 30분 수업하고 있는데 시어머니께서
전화가 오셨다.

~눈이 내려서  간을 못하니까 오지마라.~~

~어머니 저 수업 중이에요 .
진호아빠가  갈 테니  그냥  간을 하세요 ..~~

시어머니는  그토록  토요일 ~일요일~ 수업이
제일 많다고  말씀 드렸는데  다 까먹으셨다.

오후  6시 쯤 일 끝나고  집에 오는 도중
추워서 간을 안한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배추 간했어??~~

~응.  내가 칼로 배추  도려주고
어머니께서 소금간 했어
요양원에서도 김장할 때 도와줘서 할 줄 알아.~

~잘했어  ~~

서울 시누랑 둘째 동서 못오게 하면서 부터
마음에 얹혀 놓은 돌덩이로

김장에 대한 압박감이 나를 짓 눌렀다.

남편이 배추간을 도와 끝나고  구이로 삼겹살  
사러가다  어디서  많이  본 남자가  있었는데
시누 남편이  서 계셨다는 것 ~~

시누가 왔다는 말에 일요일 배추 씻을 인력이
생겨서 안심이 되었다.

남편은  곧바로 고기를 전달하고
집으로 왔다는 얘기도 했다.

막내동서나  시어머니나 똑같은 생각이  하나 있다.
수업을 빼고라도  큰며느리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것 ~~

현재 상황에서 보강 짜는 것 하늘의 별따기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는 것이다.

난 그런 막무가내적인 희생을 하기 싫다.
결혼해서부터  지금까지 했던 희생으로 족하다.

나의 일이 최우선이라는 것 ~
나의 일이 있고 다른 일을 생각하며 살 거라는 것 ~

이제  적당히 희생하고 싶다.
아니 적당히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