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바우처 신청을 한 준수를 만나러 가야했다
36개월의 아이 ...천진 난만한 귀여운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5시에 만나러 달려갔다
17층의 에레베이터 문을 열고 즐겁게 책읽고 공부할 것을 생각하니 내 마음도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딩동 딩동~~ 구몬선생님입니다."
한 아이를 안고 있는 젊은 엄마가 반갑게 반겨 주었다
"아이 테스트를 해야하는데 어디서 할까요?"
"거실에서 하면 집중이 안되니까 작은 방으로 가지요'
아이를 의자에 앉혀주고 나서야 아이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의자에 제대로 똑바로 앉지 못하고 손이 정상인과 다르게 움직인다는 것.....
준수엄마는 그제서야
"우리 아이는 정상아이와 다릅니다. 지체장애아입니다. 그래도 다른 아이들 보다는
언어발달이 조금 느리고 걷는것도 힘겨워하지만 재활치료를 해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추석부터는 언어 구사력이 많이 늘어서 제법 의사표현을 잘합니다."
" 어머니 저희 할머니도 말을 못하시는 분이셨어요. 옛날에는 치료조차 못하고 방치했지만
지금처럼 의학이 발달한 시대에 태어났으면 의료혜택을 충분히 받았을 것입니다. 아이를
집에 데리고 있지마시고 사물인지를 위해서라도 시장에가서 이것 저것 보여주세요.
지체장애아들도 서울대도가고 연대 고대도 가지 않나요? 그 가운데에는 강한 어머니가 계셨어요. 용기 잃지 마세요"
그 녀석과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어제 준수는 생각이 크는 나무를 처음했다
20분 수업을 하고 났더니 싫증이 났는지 책상 밑으로 고개를 숨기고 말했다
"싫~어 그만~해"
준수를 어떤 아이로 성장 시킬 것인가 !
내가 아이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니 무거운 책임의식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