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막내동서가 이혼하고 막내 작은 서방님과 결혼했다는 소리가 있었지만
시댁 식구들이 쉬쉬했고 나도 설마하면서 믿지 않았다.
딸린 아이가 없어서라고나 할까!
작은 서방님이 혼기가 꽉차서 결혼을 못하고 있을때 별의별 생각을 했는데
막상 그 말을 막내동서가 고백하고 나니 적지 않은 충격으로 말문이 막혔다
난 아무것도 모르고 남편의 폭력이나 바람에 대해 이야기를 할때마다
"형님은 왜 그런 것을 지금까지 묵과하면서 사셨어요? 그것은 죽을때까지 고쳐지지 않는 습관이에요"
그런 말을 했었다.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동서는 같은 동네 오빠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살고 있었는데
전 남편이 자주 폭력을 행사해서 살지 않고 나와 버렸다고 했다.
서류상 이혼을 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동네 선후배와 결혼하고 헤어지기까지
여자로서 감당해야할 억측들이 많았다고 했다.
제일 심각했던 것은 폭력과 바람으로 헤어졌는데 동서가 바람나서 집을 나갔다고 말이 돌고 있었다는 것....
동서 전 남편은 자신의 허물을 덮어버리기 위해,시댁식구들도 자식의 허물을 감추기 위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을 택했다고 했다.
그리고 학교 선후배로 만났으니 그 작은 부안면의 초등학교, 중학교 동문들 입소문으로 부안 바다에서 일어나는
파도보다 더큰 악성루머들이 술렁술렁하기까지...
남자보다 여자에게 작용하는 것들이 훨씬 불리하게 일어나 정말 힘들었다고 말을했다.
동서에 대한 정보를 몰랐기 때문에 내가 푸념하듯 말을 할때마다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 준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았다.
현 상황이 동서와 내가 겪는 고통과 다를 바 없는 것이기에....
구이면이라는 소재지에서 중학교 선후배로 만나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되면
자기처럼 많은 고통을 감수하면서 살아야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전 남편이 진실을 밝혀 주고 장가가서 딸을 낳았다는고 하지만 여자로서 안고 가야할 것들이
많다고 충고를 해 주었다.
진실이 밝혀지는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시댁식구들이 자신 아들의 허물을 덮기위해
나에게 모든 것이 뒤집어 씌울수 있는 상황도 연출 될 수 있다고...
예전 같으면 막내 서방님이 가진 것은 없어도 아가씨와 결혼할 것이지 왜 하필 이혼녀와
결혼했지라고 생각했지만 세월이 흐르고 내가 겪은 아픔을 생각해본다면
그녀의 선택은 정말 현명하였고 작은 서방님과 행복한 결혼이 얼마나 다행인지 알것같다.
자기가 먼저 겪은 고통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열고 이야기해 준 막내동서가 고맙다.
두번의 결혼 생활이지만 진심으로 행복하길 빌 뿐이다.
막내동서의 차갑고 냉정어린 충고의 말들이 내가슴 깊이 새겨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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