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일요일 날.....

향기나는 삶 2011. 11. 8. 08:14

토요일 저녁 피곤에 지쳐 9시 부터 잠을 잤더니

 

일요일 아침 일찍 잠에서 깼다.

 

창밖은 비가 추적추적 내려 아스팔트가 젖어있었다

 

평일에 채점을 다해 놓은 상태라 일요일은 시간이 많았다

 

오전에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동물 농장과 써프라이즈를 시청하면서

 

기차 여행을 갈 까 생각을  했다

 

목포와 여수여행은 가서 다른 곳을 물색하고 있었다

 

문득 선생님 한분이 기차 여행코스로 곡성에서 섬진강을 따라 기차마을이라는 곳이 형성되었는데

 

볼만하다고 추천해 주었던  기억이 났다

 

철도청에서 일하는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겨울에  눈꽃 축제 열차 운행뿐만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열차 여행이 준비 되어있다는 ....

 

 그리고 행사 있을 때 핸드폰 문자로 날려 주겠다고 했다.

 

여행... 여행... 나 혼자만의 여행을 꿈꿨다

 

어느 누구도 구애 받지 않는 혼자만의 여행....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고 행복했다.

 

오늘은  여행보다는 동상면에 용현이와 희선이에게 바우처 책을 가져다

 

주기로 했다.

 

가는데 1시간 오는데 1시간....

 

혼자 갈까 하다가 공부에 지친 딸아이 머리도 식혀주고

 

이러저러한 이야기 하면서 드라이브를 하고 싶었다.

 

책도 주고 가을 정취를 만끽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드라이브...

 

우리는 송천동에서 주유를 한뒤 신나게 동상면을 향해서 달렸다

 

늦가을이지만 가을의 분위기는 화려함 속에 쓸쓸한 정취가 산야에 가득 묻어 있었다.

 

동상면에 가는 도중 상정상에 작은 상점이 있어서

 

캔 커피를 마시고 다시 구비구비 휘어진 도로를 달렸다

 

동상면은 산속에 위치해 있어서 도로를 달리는 차들도 드물었다

 

가을의 풍경이 품위있고 기품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계곡을 따라 집들,산, 계단식논들이 자연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그려낸

 

산속의 풍경화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바우처 책을 주기 위해 겨울 봄  여름 그리고 가을 이렇게 방문했는데

 

가을의 풍경이 제일 인상적인 것 같았다.

 

"연정아 엄마처럼 살지는 마라. 요즘 너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지 못했어.

 

여자도 성공해서 당당한 삶을 살아야해. 엄마처럼 아빠의 성격도

 

모르고 45일만에 결혼하다보니 가슴 아프게 사는지 몰라.

 

연애를 해서 남자의 성격도 알고 너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배려하고 양보할 줄 아는 그런사람... 권위적이고 자기 자신만 아는 사람은 아니었으면 좋겠어

 

엄마처럼 희생만 하지 말고....

 

그리고 멋진 곳을 여행할 수 있는 여유로움도 만끽해.

 

일때문에 여행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바쁜 일상을 벗어나 즐거움을 찾고 추억을 만드는  그런 여행이었음 좋겠어

 

공부하라고 할 때마다 속상해 하지 말고 마지막 일년동안 너의 열정을 쏟아 부어서 후회없는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희선이네 집에 도착했다

 

아이들 셋이 방에서 올망졸망 텔레비젼을 보고 있었다

 

"용현아 희선아 용석아 잘 있었어요?"

 

셋이서 조르르 달려와 내 품에 안겼다

 

산골에 살다보니 사람이 그리운 아이들이다.

 

여름동안 계곡에 놀러오는 손님들에게 민박집과 음식을 제공하고 

 

산골의 자연과 더불어  자연인으로서 삶의 모습을 그대로 밟아가는 사람들이다.

 

욕심도 없다. 그저 자연이 주는  삶 그대로 받아들이고 순응하면서 살아간다고나 할까!

 

"엄마 아빠는 어디 일하러 가셨어요? "

 

"산으로 감따러 가셨는데요"

 

나의 물음에 서로 경쟁을 하듯 희선이와 용석이 용현이가 대답했다

 

방으로 들어가 책을 읽어 준뒤

 

"오늘이 마지막이란다. 엄마 아빠께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고 오면서 그동안 감사하다고 문자를 남겼다

 

연정이에게 대야저수지를 보여주기 위해 다른 길로 진입해서 달렸다

 

비가 보슬 보슬 내리는 도로는 비에 젖은 낙엽들의 체취가 차 안으로 들어와 나비처럼 코끝에 앉았다.

 

자연이 만들어낸 붉은 빛, 노랑빛 갈색빛은 비에 젖어서 형용할 수없는 색감으로 거리마다 산 기슭마다 고운빛을 발했다.

 

대야저수지는 산속을 휘감아 용의 움직임처럼 내시야에서 꾸물거렸다

 

 저수지를 보기위해 잠시 차를 멈췄다

 

뿌연 안개가 저수지에 가득했다

 

3시 밖에 되지 않았지만 비가 내리는 산골의 저수지는 어둠을 간직한채 조용했다.

 

저수지의 모습을 핸드폰에 담고 길을 떠났다

 

산을 돌고 돌아 산길을 벗어나  평지를 달렸다

 

우리는 소양으로 내려오는 길을 택한줄 알았더니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을

 

내려와서야 알았다

 

봉동으로 길을 빠져 전주로

 

먼길을 돌아가는 길이지만  가을의 풍경에 젖어서 멀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거의 2시간 30분간의 여정 속에서

 

아름다운 가을이 고스란히 내 가슴속에 물들어 낙엽처럼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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