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용서해주면 안되겠니?

향기나는 삶 2011. 11. 10. 08:07

친구 딸들이 내일 수능을 본다

 

영이에게 전화를 해서 수능 성공을 기원했다

 

"경자야 잘 지내고 있니? 요즘 네 마음은 어때?"

 

영이는 내 근황을 조심스럽게 물었다

 

"영이야, 내가  성격 맞추면서 지내온 것은 끊임없는 인내심이었어.

 

우리 부모님처럼 살고 싶지 않아서  혼자 참으면 되기때문에 이래도 참고 저래도 참고...

 

너도 알다시피 술 안취했을 때 잘해주는 남편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버텨온것 알잖아. 내가 남편 흔들리지 않고 나를 사랑한다는 믿음 하나로..

 

여자 일생에 제일 상처를 주는 것은 남편의 외도라고 생각해

 

아버지의 끊임없는 외도 속에서 난 상처를 너무 받았고 그것으로 남편만은 나를 사랑해주는 그런 사람이길 바랬지.

 

어렸을때 나는 아버지의 삶을 증오했고 어머니의 외로움을 너무 알았던거야.

 

과연 나는 어느정도까지 참아야하고 용서하며 살라는 것이니...?

 

너희들은 나의 삶처럼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

 

자신의 외도로 투영되는 모습을 내 삶에 투영하면서 나를 의심하고 툭툭하는 말들에 얼마나 상처받는지 모를 거야.

 

아! 저사람이 저렇게 행동하면서 살았구나. 아! 저사람이 저렇게 생각하면서 생활 했구나.

 

그 말속에는 수많은 남편의 삶의 흔적들이 묻어나는 질문들이었기에 내가 더 힘든거야. 

 

 3년동안  나로 인해 자존심을 상했다고 하길래, 난 20여년을 상처받고 힘들었다고 했지.

 

자신이 마음 둘데 없어서 그랬다고 가정한다면 나는 그보다 더한 외도를 하면서 버텨와야하는 것 아니겠니?

 

다른 사람들은 돈을 벌면 여자에게 다 맡긴다고 하는데 너도 알다시피  50만원만 주고...

 

그 여자에게 그 금액만 주면서  나처럼 돈 이야기 안하고 사랑만 하면서 시어머니 모시고 잘 살라고 ...

 

그 여자하고 살면서는 서로 외도로 만났다고 더욱 의심하면서 살지말라고 ...

 

그 외도도 고귀한 사랑이라면  변함없이 사랑하라고 ...

 

사랑을 하려면 나처럼 바보스럽게 하는 거라고...

 

이제는 상처받지 않고 남은 인생 살고 싶다고..."

 

영이는 말했다

 

"경자야, 용서해주면 안되겠니?  남자는 여자와 달라서 잠시 헛눈을 팔수있어.

 

지금까지 참고 살았던 것들을 이번 기회로 다 표출했잖아... 순진한 경자가 저런면도 있었구나하고 생각할거야.

 

자존심 다버리고 도배일하는 것도 큰 용기야. 잘 나갔을때나 외도를 하는 거지. "

 

"영이야,아버지의 끊임없는 외도를 보면서 남편도 그럴것 같으면 지금 정리하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거야.

 

너야 신앙심이 깊어서 그런거겠고.... 난 신앙심이 얕을 뿐더러 내가 살았던 삶을 이번 기회로 뒤돌아 보았는데

 

참고 살았던 세월이 후회가 되는 거야...세상물정 모르는 나를 악용했다는 것이... 술도마시고 밤에도 돌아다니고 ...

 

발랑되바라져서 세상에 눈을 떴어야하는 건데... 내 안에 갖혀서 이렇게 살았다니...영이야 똑 같은 복수해 줄까?"

 

"가시네야 그만해 ...아이들에게 지금까지 열심히 살았던 것이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사라져. 엄마에 대한 존경심도 무너지고..

 

세상이 타락되서 그렇게 사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말들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어..."

 

" 난 우리친구들이 종교 안에서 가정만 생각하고 아이들만 생각하면서 사는 것만 보았기때문에

 

세상이 이렇게까지 개방되어있는지 몰랐어. 그래서 우리친구들이 참 멋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아직은 시간이 필요해. 남편 친구 아내도  그 상처를 치유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고 하더라..분노에 잠자리도 안한다고 할만큼..

 

알았어 노력은 해볼게. 아들 제대하고 이혼할까했는데 애들 결혼할 때 걸림돌이 될까봐 잠시 미루었거든.."

 

"경자야  그만해..너도 병들겠다."

 

전화를 끊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떤 것이 내 삶을 위한 최선인가 !

 

가슴의 상처가 아물때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도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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