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아버지 세상에 작별을 고하다

향기나는 삶 2013. 4. 19. 17:37

 

수업을 하고있는데 어머니의 전화가 울렸다

직감적으로 불길함이 엄습해오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버지가 금방 돌아가셨다.빨리와~

토요일 날 일요일 날 아버지 병 수발해 드리지 못했더라면 어땠을까!!

 

아버지와의 화해조차 거부하고 안갔더라면 어땠을까!!

나는 두고두고 회환속에서 괴로워했을 것이다


토요일 일요일에 아버지 온몸을 닦아드렸는데 아버지의 주요부위는 차마 못닦아 드리고 

어머니보고 닦으라고 말했다.


지독하게 미워하면서도 평생 사신 어머니의 소유물같은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아버지로 인해 성장 과정 속에서  내 인성에 가장 영향을 주었고 내 삶의 방향도 완전하게 달라졌기때문에

정말 미워한 딸이었다.

 

6시 이후에 수업해야할 나머지 교재들을 전달하면서 어머니들께 사정을 얘기해 드렸다.

 

소양어머니들은 거의 내 사정을 아시는 분들이

많아서 빨리 가라고 재촉하셨다.

 

10시30분 마지막집 영선이네 집에 돌리고

아들을 데리고 간 시간이7시20분정도~~

 

난 아버지가 잘 생겼다고 생각은 했지만 저렇게까지 잘생긴지 몰랐다

 

아직 온기가 채 가시지않은 몸은 따뜻하고 백지장 같은 하얀 얼굴은 검버섯조차 머금어서 고운빛을

발하고 있었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

가장 평온한 모습

고통도 없고

고뇌도 없고

번민도 없고

인간이 가질 수 없는 사리사욕도 없고 


아기에게 천사라는 모습을 발견했다면 아버지도 천사같이 고았다.

~아버지, 어머니 걱정마시고 좋은 곳에 가서 고통없이 행복하세요~~

아버지의 이마에 마지막으로 입맞춤을 했다.


아버지가 정말 걱정했던 것은 어머니였을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어머니 부탁을 꼭 하고 싶어서 돌아가시기 죽음직전까지 가면서 나를 부른 것이고

나에게 눈빛으로 부탁했고 나에게 어머니에 대한 답을 들으려고 했던 것이다.


이 나이 먹고 살아보니 세상 믿을 사람 몇명이나 되고 재산 받고도 등돌리는 사람들

수없이 보고 죽을때까지 재산을 가지고 있으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 것도 같은데~~


모든 재산 경영권이 나에게 있는 현재 나도


나에게 인간답지 않게 대했던 남편이었지만 남편이랍시고 잘했는데

남편에 대해 알고 나서부터도  남편과 나와의 관계를 완벽하게 분리했고 


가난한 시댁의 맏이 역할을 지극정성으로 잘했지만 내 말에 귀 한번 귀울여 들으시지 않고

막무가내로 남편 말만 믿었던 시댁을  나에게서 완벽하게  분리해서 생각하는데 


하물며 이혼 상태로 동거인으로 지내는 

오빠 부부를 믿는 다는 것은 말도 안돼는 것이었다.


나도 얼마나 속물이고 계산적인지 인정하고 못된 딸이라는 안다. 

내 스스로 노력해 무에서 유를 창조했으면서 남에게 의지하며 살지 않으면서도 내심 


사소한 재물에 혈안이 되어있다는 것을 보면 이게 인간의 마음이지 않나 싶었고

나를 통해 따져보면 여자의 속물 근성이 파악되었다고나 할까!!


지난 번 법률 상담소에서 전화를 걸어 재산 분할에 대해서 상담했을때 

통보없이 일방적으로 오빠에게 간 재산에 대해서 분할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모든 것을 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상담을 받아본 것이다.


상담하시는 분이 요즘 왜 딸에게도 재산을 주는지 설명했다.

요즘도 일방적으로 아들에게 많이 양도 되고 있는데 끝까지 부모 보필 못하고 버리는 아들들이 많아서


딸에게도 부모 부양책임으로 재산을 준다고 했다.

따져보면 모든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라는 뜻으로 재산이 공동 분배된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미래에 대해 무방비 상태로 모든 재산권을 마지막까지 믿지도 못할 오빠에게

넘겼다는 것이 서운하기도 했고 목숨걸고 살아가고 있는 두  딸 자식이 전혀 눈에 보이지 않는 서운함~


오빠가 마지막까지 책임지지 않으면 맏이 인 나와 동생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그 재산때문에 등질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


오빠에게 다 주고 딸이 모시는 경우가 생기면 

그 옆에 있는 사위들이 쌍수를 들고 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아버지를 편하게 보내고 싶었고 마음속의 서운함은 제거 하고 싶어서 

아버지를 찾아가 효도답지 않은 효도로서 아버지를 마음 편하게 보내드린 것이다.


아버지를 뉴코아장례식장에 안치 시키고 사일장을 치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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