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내내 채점을 끝내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올거야? 당신 오늘 오면 동창회 안나가고..."
" 안가 ...."
"알았어."
수업준비를 하고 12시에 막 나가려는 순간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 고혈압 약좀 약국가서 받아와. 오늘 저녁에 내려갈거야"
"아까 전화했을 때 미리 말하지 지금 수업 가야하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야.. 그리고 오늘 내려오지마. 나 동창회 나갈거니까"
기분이 상해서 전화를 끊어버렸다.
아쉬울 때나 무슨 사정일 있을때만 나를 찾는 남편....
아직도 나의 소중함을 모르는 남편이기에 나의 소중함을 알 때까지 냉정해지고 싶다.
오후내내 수업을 하고 5시 경이 되었다.
한시간 동안 저녁 준비를 하고 6시 30분에 동창회 모임에 나갔다.
내가 동창회 모임에 간 것은 친구 차순이와 순동이 때문이었다
순동이와의 오해를 푸는 것, 간호사 친구인 차순이를 만나는 것이었다.
모임 장소에 갔더니 정말 오랫만에 만나는 친구들이 많았다.
몇십년만에 만나는 여자 친구들도 있었다.
몇번 모임에 나가서 남자 동창들은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냈다.
차순이는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기때문에
전화로 어떻게 지내는지 확인할 뿐이지 만나지 못했었다.
나이가 먹었어도 결혼 안한 친구이기때문에 소녀같은 마음이 남아있는 친구...
차순이와 같은 장소에서 이야기하고 노는 것이 행복했다.
난 콜라와 사이다를 마시는 반면 맥주도 한 잔씩 받아 먹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아가씨만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순동이에게도 오해라고 사과를 했다.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는데 딸아이에게서 문자가 날아왔다
"엄마 ,아빠가 11시까지 전주역으로 마중 나오래"
내가 밖에 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 남편....
아마 나의 동창회모임이 아니었으면 내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나를 못믿어 내려오는 것이라는 것.....
사실 차순이와 밤새면서 이야기하고 찜질방도 가서 놀고 싶었다
나도 밤의 여인이 되어 호사스럽게 자유로움을 느끼고 싶었다.
인생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하지만....어김없이 10시가 넘고....11시를 향해 시간은 달리고 있었다.
차순이와 커피숍에 가서 차 한잔 마시고 11시까지 전주역을 향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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