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시

산 언덕

향기나는 삶 2008. 4. 21. 13:51

산 다람쥐 낯선 인기척에

줄행랑을 쳐서 숲속으로 숨고

 

아무도 밟지 않은

산 언덕은

이름 모를 보라빛 들꽃들이

작은 화원을 만들었다.

 

노랑 나비가 난다.

꿀벌들이 난다.

꽃바람도 난다.

햇살도 난다.

내꿈도 난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나는 듯하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때묻지 않는 사람 인척 앉아있는 것이

못내 미안한 일

 

잠시 여기 머문 시간이라도

속세의 티끌을 벗어버리고

 

푸른빛이 되고 싶고

보라빛도 되고 싶고

하얀빛이 되고 싶고

언덕의 일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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