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손자 못가게 막은 남편 ~벼베기~~

향기나는 삶 2024. 10. 17. 19:36

2024년 10월 17일 ~목요일 ~~더움~



오늘 남편을 배신했다.

벼베는 날인데  
~서방님,  도와줄게 ~~

며칠 전까지 그런 말을 했는데
손자와 놀고 싶었고 농삿일이 하기 싫어서
갈 마음이 우러나오지 않았다.

남편은 아침에 가면서
집에 간다는  딸에게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손자의 재롱을 보면
힘겨운 삶의 무게가  깃털처럼 사라진다고
하루 더 있다가  사위 오는  금요일에 가라고 한 것이다.

육아에  지친 딸을 위해
조금 도와 주었지만
수면부족이 제일 힘든 점이었다.

손자는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2시 ~3시 정도 한 번은 깨서 분유를 먹어야 잤다.

아기 씻기고 먹이고 재우는 반복적인 일을
시간 맞춰야 하니 쉽지 않았고

특히 기어다니고 앉고 일어서려는 동작을
하다가 넘어져서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고 괸찰해야 했다.

하여튼  육아는 쉬운 일  아니고
편안하게  내가 차려 준 밥 먹고
조금이나마 육아의 노고를 덜어주고 싶었다

딸이 힘들 때마다
~엄마가 아기 키워 줘 ~~ㅎ ㅎ

~내가 일 안하면 키워주고 싶다 ~ㅎ ㅎ

손자의 예쁜 모습을 짧은 시간만 보니
너무 행복해서 한 소리 였지만
육아보다 일하러 나가는 것이 더 쉬운 것은 사실 ~ㅎ ㅎ

남편이 벼베고 돌아와서
~배신자~라고 말했다.

작년과 똑같이 풍년이 들어서 기분 좋은 추수였다.

벼는 기계가 베는 건데 욕심 많은 시어머니께서
빈공간에 벼를 더 심어 놓는 바람에
낫으로 벼를 베느라 허리 고부라 지는 줄  알았다고~~~

딸만 아니었으면 갔을텐데 약간미안하긴 했다~

남편은
배고픔을 호박전과 빵으로 대신하고
아들은
조카와  마지막 밤이라고 맛있는 통닭을
시켜 주었다.

내리 사랑이라고
손자와  노는 시간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