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문자
일을 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문자가 날아왔다.
남원으로 출장 가던 중 송천동 지나다가 너 생각 나서 쪽지 보낸다는 김봉우의 문자였다.
휴대폰은 딸아이가 거의 사용하기때문에 나에게 문자가 오리라고는 생각도 안했다.
"연정아 별볼일 없는 네 친구 문자인가보다"
난 딸아이 친구들은 쓰잘데 없이 말도 되지 않고 얼토당토하지 않은 문자를 날린다고 핀잔을 주었다.
"칫,내 친구 아니고 엄마 친구야"
싸늘한 대꾸로 딸아이는 휴대폰을 건냈다.
누굴까! 나에게 문자 보내는 사람없는데.....
문자를 열어보니 김봉우였던 것이다.
그 친구를 안본지 20여년 된 것 같다.
시골에서 대학 다닐때 본 이후로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모르던 차에 중학교 카페에 가입하고나서
그 친구 소식을 쪽지로 알고 지내던 터였다.
반가워서 문자를 보내지 않고 전화를 했다.
남원으로 출장가는데 잘 다녀오고, 4월 12일 초등학교 동창회에
꼭 참석하라는 당부를 문자대신 목소리로 전했다.
김봉우는 골안에 살았다.
학교 끝나고 집에 가다보면 양 옆으로 갈라져 난 양지뜸으로
그친구는 골안쪽으로 나뉘어 갔다.
봉우는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아이로 기억된다.
조용조용하고 자기 일만 성실하게 하던 아이로...
봉우가 기억 못하는 나만의 미안한 추억이 하나 있다.
1학년때인지 2학년때의 일인지 잘 기억 나지 않지만 저학년때의 일이었을 것이다.
1학년 교실 옆 공터에서 어버이날 행사를 위해 남녀 춤을 추어야 하는 일이 있었다.
우연히도 봉우와나는 춤을 추게 되었다.
내가 원하던 남자 상대가 아니었는지 나는 봉우와 춤추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아서 얼굴에 표현하였던 것이다.
사실 그때의 나의 모습 역시 뙤약볕에서 그을릴 대로 그을려
아프리카의 원주민처럼 까만 피부에 어느 누구도
나를 좋아하지 않을 모습을 지녔음에도 괜히
코가 높은 척 했던 것 같다.
물론 봉우도 나와 춤을 추는 것을 좋하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지나간 일, 옛일을 생각하면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 갈 수록 추억할 수 있는 일이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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