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삶/ 임경자
물기를 털어내려고
비에 젖은 햇살이
구름사이마다
주섬주섬 속옷을 걸어 놓는다.
찻창 밖을 바라보면
가슴속에 달고 있던
그리움들이
뚝뚝 떨어지면서
파르르 떤다.
이런 날은
아름 아름 잊혀져가던
고운 얼굴
생각으로
어깨를 포개고 만다
만남과 헤어짐은 짧은 순간이지만
사랑의 흔적은 영원한 것
세월이 가도 지워지지 못한 것들을
가슴속에서 꺼내고 또 꺼내도
멈춰지지 않아
신열을 앓고 마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