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시
수업 없는
텅 빈 시간
등나무 아래는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나뭇잎은 연신 입질을 해대고
햇살은
나뭇잎 사이로
땅을 쪼아 댄다
초여름 한 낮
짙게 익어가는
녹음의 향기가
단내가 나서
사람들의 발길이
나무그늘에서 머뭇거려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