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시

치자꽃 ~ (1)~

향기나는 삶 2022. 6. 6. 15:54

2022년 6월 6일 ~~월요일 ~~비가 갬~~


베란다에서 불어오는 초여름 바람에
치자꽃 향기가 집안에 가득합니다.

이 향기에 취해
잠시 설레였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긴 생머리 소녀는 어느새 새치가 희끗희끗한

중년이 되어 하루 하루
가는 시간이 아까워 매달립니다.

다시 갈 수 없는 옛시간들은
되새김질 할 추억에 담고

오는 시간은 열병을 앓으며 허비했던 시간만큼
불꽃을 태우는 사랑의 시간으로

담아야 할 나이가 된 듯합니다.

여자로 태어난 운명은 무엇일까요?
순백의 치자 색의 순수한 마음과

오염된 냄새조차 품어 내는
치자향을 닮지 못할까요?~

마음에 가시가 많아서 ~~
마음에 흉흔이 많아서 ~~~

마음에 벽을 둘러서 일까요?

이제는 내려 놓아야 할 때란 것을 압니다.
그런 겸손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렇다고 용서하라고 하지 마십시요.
용서는 못합니다.

차라리 잊으라 노력하라고 하세요~
이게 제 관용의 방법입니다.

향기에 취해 치자꽃을 바라 봅니다.

내 마음 속에 가득했던 분노와
화기를 향기에 날려 보냅니다.

미움과 증오도 향기에 놓아 둡니다.
질투와 혐오도 향기에 실려 보냅니다.

내 마음속에 비수들을 하나 하나 뽑아 봅니다.

향기가 머문 시간동안 내 마음속에 평온을 주십시요~

이 시간 잠시 ~
이 시간 잠시~~

치자꽃 당신의 향기 속에서 편안한 안식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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