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한 장마로
소녀의 가슴처럼
한 껏 부풀어 오른
전주천의 물가는
하얀 백로 떼들이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지난 겨울
바람이 앉아서 서걱서걱
울어대던 갈대숲은
이번 여름
비가 앉아서 서럽게 울었는지
굽은 등은 일어날 줄 모른다.
물가에서 터지는 빗물의 소리에
고요한 심연에도 빗물은 하염없이 내리고
하얀 외로움들이
자꾸 자꾸 물결을 탄다
하얀 그리움들이
우산속에서 주루룩 주루룩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