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친정 어머니의 초상화

향기나는 삶 2023. 1. 31. 16:18

2023년 1월 31일 화요일 ~~흐림 ~~

친정 어머니는 자신의 죽음을 대비하시려는지
~경자야. 초상화 사진을 찍어야 될 것 같아
한 번 알아봐 ~~
아버지가 초상화를 그림으로 그려놨었는데
방정맞게 태워 버렸어
코가 삐뚤하게 그려놔서 마음에 안들어서 없애 버렸어~

요 근래 우울함으로 당신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초상화를 만들어 놔야겠다는 생각을
하셨나 보았다.

~~사진 찍으면 나이 먹어서 보기
싫으니까 사진 보고 그릴 수 있으면 그려 보게
한 번 알아봐 ~

우리 동네 사진관에서 영정 사진 찍으면
8만원에 해 주신다고 해서 전달해 드렸다.

나도 여자이지만 사진이 고운 것으로
영정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 이 있듯이

연세가 드셨지만 어머니 역시
똑같은 심정일 것이다.

영정 사진을 미리 준비해 두면 친정어머니 돌아
가셨을 때 바로 사용할 수 있겠지만

한 편으로 만들어 드려서 진짜 빨리
돌아가시면 사진으로 죽음에 이를까

만들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우리들 키우고 고생하시고 사셨는데

이렇게 좋은 세상 더 재미있게 살다 가시면
좋을 듯 해서 였다.

~사진은 조금 더 생각해 보게 ~~

나는 그 말씀에
~응 , 조금 더 시간 지나서 찍어 ~

바로 답변을 하고 끊었다.

당신 가실 길을 준비하시는 어머니의
쓸쓸한 목소리가 내 귓가에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