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친정집 청소 ~~가을은 색채의 미학~

향기나는 삶 2021. 10. 16. 08:53




2021년 10월 16일 토요일 ~~토요일 ~비 ~~

이번주 금요일은 친정집 청소하는 날 ~
오전 세시간 동안 사회복지사 공부를 했다.

~해피 ~오늘 외할머니댁 가자~~
드라이브는 해피의 또다른 최애의 취미다.

시어머니께서 담아주신
생채 ~고들빼기~회원이 준 김치~감자조림~
장수사과를 조금씩 담았다.

~홍익 육개장 사오지 말고 소고기
한 근이나 사와 ~~

홍익육개장은 내가 점심식사로 먹으려고 샀고
소고기 한 근 ~꼬모 두 봉지를 사서 출발했다.

선선한 가을 바람이 창밖에서 해피와
나를 감싸고 휘돌아 나갔다.

~해피야, 가을 냄새 좋지?~

해피는 코끝을 창밖으로 내 놓고 킁킁거리며
비릿한 풀냄새 속에 숨겨 놓은 동일한

자신의 종족의 체취를 찾고 있었다.

들녁에 물들어진 노란 빛들은 요 며칠 땡볕에 잘익은
벼들이 만들어낸 색채들이었다.

온 몸으로 느껴지는 가을의 향기에 사랑스런 해피와
나는 저절로 미소를 지었다.

~해피. 웃고 있어?
엄마랑 차타니까 좋지?~

집에 도착하니 어머니는 식사를 하고 계셨다.
잠시 해피 산책 후 청소를 시작했다.

냉장고 안에는 나, 동생, 오빠가 사온

꼬모가 많이 있었고 어머니께서 만들어
놓은 반찬도 있어서 조금 안심이 되었다.

세탁기 옆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옷을
하이타이에 담가놓고 청소를 했다.

청소 중간쯤 손빨래를 해서 여러번 행군 뒤
세탁기에 넣어 다시 행궈 탈 수 시켰다.

~깨 털면 할 일 없으니까 안 와도 혀~
어머니는

동생이 이불을 가져가 빨아서 이불은 빨 필요가
없었다

해피는 밖에 있는 성견이 된 재독이와 한 판 붙을 기세로
깐족 거렸다.

재독이가 새끼였을 때는 해피와 잘 놀았는데
대형견이 된 재독이는 해피에 비해 키가 컸다.

해피야. 한 줌거리야~
네가 재독이 이길 것 같냐?
까불기는 ~~~ㅎ ㅎ

재독이는 키만 컸지 1년도 안된 새끼 ~
해피는 1년 1개월 되어서 성견이라고

한 번 덤빌려고 으르렁거리지만
재독이는 나와 해피랑 놀려고 깡총 거렸던 것이다~~ㅎ ㅎ

해피 입장으로 보면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여겼던 것 같다.

~야, 너 나대지 마라. 나화나면 무섭다.
나 가만 안 있을거야. 으르릉 ~~컹 컹 ~~

싸움 경험도 없는 녀석이 금방이라도 덤빌 기세로
전투태세를 갖췄다.

해피를 얼른 차 안에 넣어 놨다.
진짜 싸우면 상처생길까봐 .....ㅎㅎ

아직 친정집 주변은 설익은 가을이 가득했다.

요 며칠 여름 못지 않은 더위에
발 디딜 틈을 찾고 있고 있는 듯 ~~~

지금은 사라졌지만 집 한 가운데 배나무가 있었다.

그 나무에 배를 하나씩 하나씩 따 먹으면
점점 가을이 배와 함께 익어 가는 것을 느꼈었다.

보통 배보다 작은 배지만 당도가 높았고
나무 꼭대기로 올라갈 때

어린 나이에 생명을 담보로
나무타기를 해서 따 먹어야 했다.

그 배나무에 배들이 하나 하나 사라지고
배나무 잎의 색이 울긋 불긋 변할 때 쯤

모악산과 우리집 앞산은 물감을 쫙 ~~
뿌려 놓은 한 폭의 수채화로 변했다.

늘상 자연을 냄새맡고 만지며
내감성도 같이 단풍들어갔던

유년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있었다.

난 해피와 오면서 노랗게 익은 벼의 색상을
눈안에 가득 넣었다.

내 나이가 가을로 접어 들었고 유독
가을의 아름다움이 더 가슴에 와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