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아들아 장하다

향기나는 삶 2011. 7. 5. 23:45

지난 저녁내내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더니

 

아침 안개가 자욱히 아파트  주변을 감쌌다.

 

7시 부터 잠을 자는 아들을 깨워 시댁으로 향했다.

 

아직 마르지 않은 축축한 공기가 열어진 창문틈으로

 

들어와 옷에 달라붙었다.

 

몸이 편찮으신 시아버님 살아생전에 군대가는 손자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일 것 같아서였다.

 

"아버님 진호 군대가는데 인사드리러왔어요 이렇게 커서 군대가네요

 

진호 군대 다녀올때까지 건강하세요"

 

시어머니는 눈물 바람으로 가는 손자의 등을 다독거리며 눈물을 훔치셨다

 

1시까지 논산 훈련소에 입소를 하는 거라  아파트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미용실에서 군인다운 머리로 단정하게 잘랐다.

 

180센티미터 키에 잘 생긴 외모 ...내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멋졌다

 

강원도로 일하러갔던 남편이 아들 군대가는 것이 못내 아쉬웠는지

 

새벽 2시 부터 5시간을 달려와서 쇼파에서 눈을 감고 있었다.

 

논산훈련소가 어디 인지 몰라 같이가자고 했는데 정말 올줄 몰랐다.

 

서둘러 내차를 운전하고 논산훈련소로 향했다.

 

남편은 군대가는 아들을 보지 못하면 평생 후회가 될 것 같아

 

일이 안잡혀서 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

 

누구나 가는 군대라고 나도 가지 않으려고 했다가

 

먼저 군대 보낸 친구가 가족들 전부 배웅하는데  혼자만 얼마나 외롭겠느냐고

 

훈계하는 말에 오게 된 것이다.

 

전주 작은 서방님도 일안한다고 훈련소로 오고 있는 중이라고 연락이 왔다.

 

훈련소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했다.

 

아들은 긴장이 되었는지 점심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밥을 먹고 연병장의 계단에 앉았다.

 

1시가 되자 군악대들의 연주와 함께 입소식이 시작했다.

 

여름에 군대 보내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니....

 

연병장의  텅비어있던 자리들이 수많은 사람들로 꽉찼다.

 

우리 가족이 안왔으면 혼자 얼마나 외로울지 그제서야 이해 할 것 같았다.

 

아들이 이별의 시간을 가진뒤 인사를 하고  돌아 갈때서야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사실 내가 힘들어서 2학년 마치고 가라는 것을 한 학기 빨리 가라고 했던 것이

 

미안함으로 밀려왔기 때문이다.

 

아무 사고 없이 군생활을 마치고 돌아오길 기도 하면서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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