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둑후두둑 빗소리
거세게 장맛비 내리는날
개울건너
정양이네 돌담장 밑에
알록달록 빠알갛게 익은 살구들이
톡툭 톡툭 떨어져
입이 쫙 벌어진 살구는
오물 오물 입가득 넣고
오종종 매달린 나뭇가지에
여나무개 돌을 주워 돌팔매질 하다
문간살이하던 땅딸보 아저씨
기와 지붕을 툭툭 치면
아저씨 간짓대 들고 쫓아와서
치마에 담은 살구
또르르 또르르 떨어뜨리고
통통 불어난 개울물을
첨벙첨벙 건너
논 사잇길로 도망을 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