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최초의 외박..그리고 죽고 싶었다.

향기나는 삶 2012. 2. 11. 09:07

인생의 종점을 찍어야하겠다고 마음 먹은 적이 있었다.

 

한 순간 바뀐 인생으로 ....남편의 부도 ....거기에 따른 나의 우울증....

 

일 끝나고 집에 들어오면 술에 취해 자고 있는 남편....

 

아이들도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공부에 관심이 없고...

 

지친몸을 끌고 집에 오면 쉬지도 못하고 일만해야  하는 악순환...

 

참다가도  희망이 없는 삶이었다...

 

남편은 결혼할 때 ~내가 포장마차라도 해서  먹여 살리겠다~는

 

언지를  까맣게 잊어버렸다.

 

내가 죽도록 일하는데 가족들은 엇나가는 상황이 연출 될 때

 

"무슨 희망이라도 있어야 일을 하지 아무 희망이 없어.

 

죽고 싶다고... 소양 갈 때마다 차가 뒤집어 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남편과 딸아이 앞에서 입에서 나오는대로 뱉어버렸다.

 

"그래... 네가 돈좀 번다고 잘난체하고.. 그래 ,죽어라 죽어"

 

그 때는 남편에게 숨겨둔 돈이 있는 줄 모르고

 

애들 대학교 가면 내야할 등록금이 있고 우리의 노후 대책도 마련 해야하는데

 

태평하게?? 술에 취해서 방황만 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난 어느 누구에게도 자존심을 버리고 일을 하는데 당신은 알량한 자존심을 세우고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어.

 

잊어버릴 것 잊어버리고 마음을 빨리 잡고 일을 해야지"

 

포장마차를 해서라도 ,노가다를 해서 가족을 부양하겠다고 했던 말들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난 싸우면 집을 나가서 자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남편은 항상

 

"다른 여자들은 싸움만 하면 친정집으로 가든지 한다는데 생전 그런 것이없어"

 

했던 말들이 불현듯 생각났다.

 

죽고 싶었다....일에 대한 스트레스 ...방황만 하는 남편....

 

자신을 무시한다는 것은 남자가 있어서 구박하는 거라고 의심만 하고....

 

저렇게까지 사람이 망가지나 싶어서 눈물이 났다.

 

"그렇게 의심이 되면 몰래 나를 따라다니면서 뒷조사를 하든지 술에 취해 잠만 자지말고...도청장치를 하든지.."

 

심한 욕을 하면서 내자존심을 건드렸다.

 

세상에 그렇게 많은 욕이 존재하는지 남편과 살면서 알았다.

 

딸까지 화를 내는 내가 미웠는지

 

"엄마 그렇게 죽고 싶으면 죽어..."

나의 스트레스로 가족들이 적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내가 없으면 죽은 줄 알아...잘 먹고 잘 살아.."

현관문을 열고 나간 시간이 밤 12시....

 

갈곳이 없었다. 찜질방도 생각했지만  ....

 

죽을 곳을 물색해 보았다.

 

차안이었다.

 

2월의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치던 날 갈 곳은 차안밖에 없었다

 

죽음을 생각했지만 다음날 교재를 생각하고 있는 것을 보면 진짜 죽음은 마음속에 없었나보다

 

천변 갓길에 차를 세워 놓고 차문을 꽉 닫았다.

 

공기가 소멸 되면 죽을 수 있겠지...차안에서 잠을 자다 죽은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잠은 오지 않고 추위가 엄습해왔다.

 

추울때 덮으려고 갖고 다녔던 옷이 있었다. 그것을 몸에 덮었다.

 

잠은 오기는 커녕 오가는 차들의 소음으로 인해 차가 지날마다

 

차의 진동이 정신을 말똥말똥하게 만들었다.

 

죽으면 내 몸은 자유롭게 되겠지만 애들은 어떻게 가르치나....

 

별의별 생각에 잠은 오지 않고 추위에 떨었다.

 

집에 들어가려다가 처음으로 문을 박차고 나왔는데 나를 함부로하는 남편이나

 

말을 함부로한  딸아이에게 지는 것 같았다.

 

내가 없어야 나의 소중함을 알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문을 꽉 닫아 인생을 끝내야되는데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편안한 죽음을 생각할 때 수면제를 먹는지  알 수있었다

 

잠을 청하지 못하고 오들오들 떨면서 차안에서 6시까지 버티고 집으로 돌아왔다.

 

죽음은 나를 끝내는 일이지만 애들의 미래를 생각해야했다.

 

남편이야 웃으면서 다른 여자 만나 박수치고 즐겁게 살아가겠지만

 

불명예스러운 자살이라는 것을 택했을 때

 

아이들은 엄마의 죽음을 기억하면서 두고 두고

 

상처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추위에 떨며 6시간을 버텨야만 했다...

 

사춘기때 가졌던 죽음이란 단어를 다시 한번 떠 올리면서

 

결혼후  차안에서 혼자 잤던 나의 최초의 외박이자 지금까지 마지막 외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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