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2009년07월19일 다이어리

향기나는 삶 2009. 7. 19. 18:21

 모임

 

 오전내내 아이들 수업하고 오후 3시무렵 집에 도착했다

 

남편은 내가 일찍 오기를 학수고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6시 남편 모임에 나를 데리고 가고 싶어서 내 할 일들을 조금 도와주고는

 

생색을 어떻게나 내던지....

 

사실 수북하게 쌓인 채점 교재가 발목을 잡고 있어서 갈까 말까 고민했다.

 

하지만 결심했다.

 

쉬는 시간도 없이 바쁘게 살아왔던 나에게 정신적인 휴식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서 눈 딱감고 동행을 했다

 

'할 일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말자, 어차피 일요일 날이라도 새서 하면 되는 일...'

 

아파트 문을 나서는 순간 일에 대한 강박관념으로부터 벗어났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은 온통 검은 비구름떼들이 양을 치듯 분주하게 움직였다.

 

구비 구비 계곡을 따라 가는데 꿈에서 본듯한 풍광들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어디서 보았을까!

 

아득하게 먼 기억들을 더듬 듯 난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려 애를 썼다.

 

대아리 저수지가 있는 동상면 ...

 

중국의 장가계 갈때의 기억과

 

정읍에 있는 선산을 갈때의  기억이 교차 되면서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계곡을 따라 펼쳐지는 계곡물이 아직도 혼탁한 황토물들로 흐르면서

 

아직 끝나지 않은

 

장마의 잔재를 보여주며 유유히 흘렀다.

 

지난 가뭄에 쩍쩍 갈라졌던 산들이 쏟아지는 폭우를 흡수하다가 채했는지 꾸역

 

토해낸  산사태의 흔적도 보였다.

 

끈적끈적 습기가 어린 바람이 손등을 감고 올라 앉았다.

 

참 오랫만에 맛보는 여유속에서

 

향긋한 바람은 정신을 맑고 투명하게 만들어주었다.

 

30분을 달렸을까!

 

안골 산장이라는 이정표가 보였다.

 

남편은 이곳이  자신의 거래처라는 말을 몇번이고 말하면서

 

자랑을 하고 싶어했다.

 

무슨 첩첩 산중에 산장이라니...

 

사실 들어가는 동안 기대도 안했다.

 

 오늘은 특별한 음식을 먹으며

 

자연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일념밖에 없었다고 해야 옳았다.

 

먼저 온 일행들이 평상에 앉아서 반겨 주었다.

 

지글 지글 끌고 있는 오리주물럭과 묵은지 닭도리탕이 내 식욕을 자극했다

 

남편과 친구들 그리고 부인들은 오고 가는 술속에

 

서로정을 나누듯 주거니 받거니....

 

난 사이다로 술을 대신했고 달라붙은 위의 창고에 음식물을 담았다.

 

말로만 듣던 묵은지 닭도리탕..

 

처음으로 먹어본 것 치고는 거부감이 없었고 묵은지의 깊은 맛이

 

입안을 칭칭감았다.

 

식사를 한뒤 나는 잠이 자꾸 쏟아졌다.

 

계속되는 술잔을 피해서 난 차속으로 향했다.

 

창문을 열고 한방울씩 떨어지는 비를 보면서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전날 저녁에 1시가 넘어서 잤던 것이 피로를 몰고 온 것 같았다.

 

2시간이 지났을까!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깼다.

 

10분동안 마지막으로 노래를 불러서 대미를 장식해달라고...

 

내 피로로 모임 분위기를 깨는 것이 도리가 아닌 것 같아

 

노래를 부르고 잠시 춤도 추었다.

 

에어컨도 없는 노래방은 땀내음새와 쾌쾌한 곰팡이 냄새로 젖어 갔다.

 

즐거운 음주가무가 끝난뒤에 시원한 빗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일요일날 아침에는 남편들과 축구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점심을 먹은뒤

 

집에 돌아왔다.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일을 잊고 잠시 여유를 부리며 지낸 시간이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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