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2008년01월27일 다이어리

향기나는 삶 2008. 1. 27. 10:48

결혼 기념일

1월 27일 남편과 결혼한 날이다.

예전 같았으면 남편과 나가서 외식도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을 법도 하지만

이번에는 집에서 아이들과 통닭을 시켜 먹고 조용히 보냈다.

남편은 아침에

"나같은 놈 만나서 고생만 하는데 무슨 결혼 기념일 이야"

겉으로 말은 그렇게 표현 했어도 속으로는 얼마나 미안해 하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직장을 그만 두면서 생활 형편이 그때 보다 풍요롭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같은 말투가 들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성당에 미사를 드리고 오면서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다른 때같으면 신자들이 본다고 엉덩이 흔들거리면서 앞으로 막 뛰어가는데

오늘은 내 손을 꼭 쥐고 집에까지 걸어왔다.

남편은 현재의 삶이 고되고 힘들어도 내색을 안하고 있다.

나도 그 마음을 알아도 어떻게 도와 줄 수가 없어서 안타깝다.

나는 내일만 묵묵히 하면서 그 저 바라 볼 수밖에...

남편을 만난 것에 후회를 한 번도 안해 보았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남편 성격 맞추면서 고분 고분 살았다.

 

아버지의 외도로 인해 바람  잘 날 없었던 내 사춘기를 돌이켜 보면

그때 가졌던 무서움과 공포는 나를 주눅들게 했다.

아이들에게 내가 느꼈던 두려움을 고스란히 넘겨 주기 싫어서

될수있는대로 참았다.

젊었을 때는 내가 참았고

요즘은 나보다 남편이 더 참고 사는 듯하다.

 

변함없이 모자라고 바보같은 나만을 바라보는 남편이 고맙다.

물론 나도 남편만 바라보고 살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천생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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