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2007년12월08일 다이어리

향기나는 삶 2007. 12. 8. 11:21

모임을 가다

4시 30분부터 꽃단장을 시작했다.

 "엄마 입찢어지네. 그렇게 좋아?"

 "너희 엄마, 카페 모임간다고 저렇게 좋아한다. 아빠 모임갈 때는 가기 싫어하면서...당신 카페 모임가지마.

 "아빠는 엄마가 어디 막 돌아다니지 안잖아요.  어쩌다 한번 나가는데 질투하시기는"

 "우리 엄마같이 집에서만 있는 사람은 한 번씩 바람 쐬는 것도 건강에 좋아요.

아들 딸의 응원을 받으면서 화장을 하고 옷을 차려 입었다.

남편 모임이 7시에서 6시로 바뀌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남편의 체면을 살려줄 수 밖에 없었다.

서곡지구 수랏간에 6시에 도착, 남편 친구들이 부부들이 한 쌍씩 모이기 시작했다.

고풍격의 음식들이 줄줄이 이어 나왔다.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깨죽, 떡갈비,삼합 꽃게탕,회......

음식은 나오는데 내 입맛을 돋우는 것은 별로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삼겹살이다.

그 것을 잘아는 남편이라

"당신은 이런 음식을 좋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전생에 하인이었다니까"

그 말을 들으면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고 정말 하인이지 않나 싶다.

나는 전생에 하녀였는지 모른다고 남편에게 먼저한 말이기 때문이다.

남편은 예전에 외국인 회사에 다닐때,별미를 찾아서 손님을 접대하고 다녀서인지 내가 봐도 입이 고급이다.

반면, 나는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삼겹살에 상추쌈이 제일 맛있고,그 다음이 다슬기 수제비가 맛이 있으니 말이다. 잠을 잘때도 침대 보다는 땅바닥에 누워서 등을 지지면서 자는게 개운하다.

내 자신이 천상 시골태생이라는 것을 숨기기 어려운 모양이다.

그러니 맛도 없는 음식에다 다른 부부들 올때마다 인사해야 하고 여간 불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카페 모임 시간 6시 30분이 가까워 오니까 더욱 음식맛을 음미할 수가 없었다.

남편에게 가야겠다고 눈치를 주었다.

아직 안온 부부가 있으니까 올때까지 조금만 더 앉아 있으라고 답변을 보냈다.

옆에 앉은 친구부인은 자꾸 더 먹으라고 권하고 난감했다.

카페 모임에가서 저녁식사를 하려고 했던 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판이었다.

카페지기에게 연락을 해서 갈테니까 먼저 식사를 하고 있으라고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7시 10분경에 간신히 나만 살짝 빠져 나와 차를 몰고 전북대 앞으로 갔다.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아서 금방 도착을 했지만 정확한 장소를 몰라 잠깐 헤매다가 7시 30분에 도착했다.

먼저 온 친구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약속시간을 어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나이기에 기다려준 친구들에게 할 말이 없었다.

약속한 사람들은 거의 다왔다. 약속을 남기지 않은 뜻밖의 친구가 앉아 있어서 더욱 반가웠다.

익산에 사는  이영자가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대학교 졸업하고 한번도 얼굴도 못보던 친구였다.

누가 애기 셋을 둔 엄마라고 할까~ ! 옛날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자그마하니 예쁜 모습 그대로였다.

옛날이야기, 애들이야기하다 보니까 1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갔다.

1년에 한 두번씩이라도 얼굴 보면서 건전한 카페모임을 가지자고 약속을 하면서 헤어졌다.

남들은 노래방도 가고 2차 3차도 간다고 하지만 우리들은 1차로써 모든 것을 끝내고 따스한 가정으로 발길을 도렸다.   다행히 우리집 가는 도중에 덕진 간이 정거장에서 내려 이영자에게 익산가는 표를 끊어주고 갈때까지 차를 기다려 주었다. 익산에서 전주까지 한 걸음에 달려온  친구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니까 9시50분 정도 되었다.

단촐한 모임이었지만 옛 추억을 더듬어 보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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