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시
나다운 삶/ 임경자
세월따라 나날이 퇴색되는
풀잎의 빛깔이지만
담벼락에 걸친
강낭콩 줄기는
속살 튼실한 열매를 품었다.
나이가 한 살 한살 들어갈 수록
세파에 흔들린 흔적은
고스란히 줄을 긋는
얼굴이지만
내 영혼만큼은
청아한 하늘닮은
작은 열매 품고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