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마당 한가운데에
배나무 한그루가 있었습니다.
그 배나무는 어렸을적부터
나와 같이 나이가 들었습니다.
배꽃이 흐느러지게 피면
마음 속에 있던 그리움도 흐느러지게 피었습니다.
배꽃 떨어진 땅바닥은
해마다 하얀 종이로 변해서
나무 밑에 앉아
작은 나뭇가지로
보고싶은 이름을 적고
그리운 사랑에 하얀 바닥을 긁적거렸습니다.
흔적을 삼켜버린 마당앞에 배나무는 없지만
아직도 기억속에 배꽃은 해마다 피고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