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시
벼들이 다 떠난
들녘위에는
잘려진 벼 밑둥만이 남았습니다.
들녘마다
텅 빈 자리
잠시 쉬어갈 곳 찾던
나그네 바람은
초겨울
추위를 이겨 내려고
갈대 숲
뽀오얀 털들에게 손을 비벼댑니다.
바람이 비며대면 간지럼을 탑니다.
온통 갈대들이 바람결에 자지러지듯 웃어댑니다.
갈대가 웃어대는 소리가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