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김장은 시댁만 ~친정은 갖다 먹는 사람끼리 ~해야 됨

향기나는 삶 2020. 11. 14. 14:36

2020년 11월 14일 토요일 ~~미세 먼지가 안개처럼 낌~~



지난 주 밭에 깔아 놓았던
쇠말 뚝을 정리하러 시골에 갔다.

쇠말 뚝뽑고 고춧대 뽑는 것 두 가지
모두 하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밭 고랑에 뽑아 놓은 채 쌓아 놓고
그냥 왔었으니 그대로 놓아 두었다가는

녹슬어 버리니 비에 젖지 않도록 쌓아 놓아야 했다
~혼자는 심심해서 안간다는 남편 ~~

시어머니는 아가씨가 오늘 서울로 모셔가
정기검진 받으러 갔고 아무도 없는
집은 심심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내 차를 타고 가자 마자 둘이
밭의 쇠말뚝을 30분간 정리하고

상추와 파를 다듬고 세차를 깨끗하게 했다.

~경자야. 당신과 둘이 오순도순 농사를 지으며
살면 좋겠다.~~

시골 올 때마다
시골 일 도와 줄 때마다 하는 말이 테이프를
틀어 놓은 듯 계속 했다.

나는 No~~~N~~~O~~NO~~라고~~

유년기때는 농사일과 집안 일을 ~
결혼해서는 먹고살기 위해 돈버는 일을 ~~

시골 와서 일할 때마다 느끼는 것
농사일은 지겨운 일 ~~ㅎ ㅎ

시댁 김장 배추를 보니 눈앞이 캄캄 했다.

작년은 내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을 하다 보니
도와 드리지도 못했는데 ~~

이번 김장은 토요일에 해야 내가 조금이라도
도와 드리는데 걱정이다.

남편도 토요일 일요일 쉬니 김칫통 들어 주고~~
나는 친정집 김장은 갖다 먹는 사람이 하는 것으로~~

친정집은 이번 김장무우와 배추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들었고 ~~

친정을 도와 드리는 이유중에 하나는
어머니를 도와 주는 것 외에

동생은 일이 바쁘고 농사지을 땅이 없으니
친정에서 푸성가리를 갖다먹는 것에

도움을 주고자하는 것도 있었다

시댁이야 동생들 두집 아가씨까지
네 집이 갖다 먹고 ~


친정집 김치는 아예 갖다 먹지 않으니
갈 생각을 하지도 않는다.

나도 이제는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고
나에게 베푼 만큼 베풀고 ~~

give and take

시댁에 가서 일을 하는 것도
넘쳐 나도록 밭에서 공급 받는 푸성가리~~

음식 갖고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시어머니 오래 오래 사셔야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노후에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도 노후에 돈으로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서고 ~~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소고기 먹고 싶다고
했다.

하루종일 굶어서 둘이 소고기 한근 반을
먹었는데 진짜 잘 먹었다.~~ㅎ ㅎ

~~경자야, 살면 얼마나 살겠냐?
애들 지들 밥 벌이 하니까 우리를 위해 살게 ~
맛있는 것 먹고 좋은 옷 입고 ~~

~알았어.~~~

소고기 먹는데 거금 8만원을 지출 ~~

집에 오자마자 ~~
소주 두병에 기분 좋아진 남편은
옷을 벗겨서 세탁 하는 동안

의자에 앉아 맨몸으로
~경자야. 예전에 아들 낳으면 고추자랑하려고
빨개 벗고 돌사진 찍었잖아.
이런 포즈로 ~~ ㅍ ㅎ ㅎ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가 찍지는 못했지만
진짜 웃겨 죽는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