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나는 남편 수행 비서~ 내가 습관을 만들었구나

향기나는 삶 2019. 9. 2. 11:06

 

2019년 9월 2일 월요일 비오려나? 흐리다 비온다

 

 

 

 

토요일에 회원들이 대거 교회에서 놀러가는 바람에

일찍 끝나자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화요일에 벌초할 것 오늘 시간있을 때 하게 ~

 

난 오전에 운동을 하고 싶고 일찍 일어나면

하루종일 피곤할 것 같았고

 

어차피 벌초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

화요일까지 스트레스 받으며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골프를 치고 있던 남편을 데리고

집에 도착 ~

 

~연정아 너도 벌초 하는 것 구경하고

올 때 자장면 먹고 오자 ~

 

남편과 딸을 데리고 이바돔 감자탕을 사가지고

친정집에 들러 애초기를 가지고 시할아버지 시할머니

 

묘소 벌초를 했다.

 

남편이 벌초를 하면 자른 풀들은 내가 긁어 내고 딸은

빗자루로 쓸었다

 

한 시간 동안 일을 하니

남편은 땀이 줄줄

나도 등골에서 땀이 송골송골 ~~

 

딸은 콧바람 쐬고 시골에 오니 콧노래를 불렀다

 

시댁에 들러 이바돔 감자탕을 드리고

봉숭아 꽃을 따고

 

남편이 좋아하는 가지까지 따서 친정집에

애초기를 돌려 놓고 왔다.

 

지난번 벌초 때처럼 평화동의 유명한 자장면집으로 갔다.

 

술꾼 남편은 고량주

딸은 카스 맥주

나는 콜라~

탕수육

자장면

간짜장

울면 ~

 

딸은 할머니께서 주신 5만원 용돈으로

~열심히 일한 우리들에게 ~맛있는 중국음식을 사주었다

 

남편은 두 여자가 수행비서로 도와 줘서 행복했는지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뽀뽀를 해대며 난리 부르스를 췄다

 

다른 집은 남자 혼자 벌초 한다는데

나는 남편 수행비서처럼 달고 다니니 참 ~~

 

난 평생 남편의 수행 비서역할을 하고 살았다

 

말이 수행비서지

남편의 충직한 종으로 산 것이 맞을거다.

 

남편은 고분 고분하게 살다가 내가 참지 않으니

아마도 속이 천불 날 것이다.~

 

참을 필요조차 없는 세상이고

참을 만한 가치조차 없는 인간들이 많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