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깜짝 놀랐을 나의 선언.....

향기나는 삶 2012. 9. 28. 08:52

너무나 냉정하게 변해버린 나의 다른 모습을 보고

 

남편은 적지않게 놀랐을 것이다.

 

내가 세상을 보는 안목이 좁아서

 

자신의 숨겨진 모습을 감쪽같이 숨기고 계속 살것이라고

 

확신했을 것이다.

 

내가 가족의 행복을 위해 속에서 열불이 나도 참고 견뎌주었고

 

술깬뒤에 "어제 무슨일 있었니, 생각이 안난다..미안해.."

 

하면서 나를 꼭 안아주면 그것으로 모든 것을 덮어버렸으니까.....

 

아마 부도가 나지 않고 살았다면  계속 이중적인 생활을 하면서 여전히

 

나를 무시하고 그모습 그대로 갔을 것이다.

 

돈을 많이 벌었을 때처럼 권위적이고 사랑이라는 빌미로 나를 말한마디 제대로 못 뱉게

 

강압적인 말투를 섞어가며 억압하였을 것이다.

 

나도 남편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나약한 존재로 때리면 때리는대로 맞고 욕하면 욕하는대로

 

얻어먹으면서 죽을때까지 갔을지도....

 

내가 고된 삶을 살고 있지만 어쩌면 나를 위한 긍정적인 방향에서 본다면 경제적 어려움이 약이 되었다고 할 수있다.

 

첫번째는 세상을 흐름을 읽을 줄 알고 두번째는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있게 되었고 세번째는 남편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작년 일년동안 내 인생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남편에 대한 마음을 깨끗이 정리할 때까지

 

가슴 아프고 잠을 설쳐가며 고민했던 부분도 나 자신을 발견하기 위한 성장통이었다.


비록 마음속에서 23년동안 간직하면서 그래도  신앙인처럼 살아보려고 노력했던 것들이

 

한 순간의 물거품처럼 사라졌지만....

 

나 또한 진정한 신앙인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정한 신앙인이었다면 "용서"라는말이 첫번째가 되어야하고

 

남편이나 시부모님께 잘하던 모습 그대로 이어갔어야 하는데 .....

 

전혀 내 마음속에서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

 

아마 남편도 내가 종교를 가지고 있어서 모든 것을 용서하고 받아 주리라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고

 

예전의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바랬을 것이다.

 

남편은 자신이 인간이었던 것처럼 나도 종교를 가지기 전에 정말 하찮은 인간이라는

 

사실이 발견못했던 것도 어리석음이었고

 

자신이 행한 불신을 통해 나를 신뢰하지 못했던 사실이 가장 큰 실수였다.

 

지금의 나는 진정한 신앙인의 자세가 아닌 것 같아 차라리 종교를 버리는 쪽으로 성당에 다니는 사람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나를 지탱해준 천주교도 버린 것이다.

 

"자식의 아빠인데 덮어주고 살지"라는 사람들이 있다

 

아침마당에서 나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여자가 있었다.

 

그여자는 더 심한 사람이었다.

 

상담자가 말한 것이 있다.

 

"부인이 모든 것을 덮고 감추니까 남편이 더 부인을 학대한 것입니다.

 

주변 사람에게 알리고 같이 동참해서 그런 것을 해결하세요.

 

남편은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부인의 잘못만 생각하고 있어요

 

남편이 변하지 않으면 부인 마음에서 미련이 남을 지언정 지워버려야합니다.

 

언제까지나 그렇게 학대받으면서 살것입니까?. 남은 인생 길지 않아요"

 

그 여자는 참다못해서 아침마당에 상담을 요청한 모양.....

 

이번 2월에 있었던 폭력 사건이후로 남편을 마음속에서 깨끗이 지우고

 

주변 사람에게 폭로를 했을때 남편은 아마 깜짝 놀랐을 것이다.

 

나도 남편에 대해 미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아빠고 나와 20여년을 살을 맞대고 살았고 혼자 살때 여자의 삶이 불보듯 뻔한데 ......

 

내가 남편을 고치기는 역부족이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내가 감추고 살면 모든 화살은 나를 향해서 날아올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때문에 묵과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남편의 고상함과 인격을 맹신하는 사람들은 모든 잘못을 내 과오로 돌리고 나를 비난할 것임에 틀림 없었을 것이다.

 

남편의 주변 사람들은 나보다도 남편을 더 신뢰하고 더 믿고 살았다.

 

나의 폭탄 말언은 주변 사람들에게 충격 그 자체 였으니까.....

 

남편이 내가 바람피우고 다닌다고 카센타친구 앞에서 동네 친구 앞에서 시댁 식구앞에서 떠들어 댔을때

 

"아 내가 인생 헛것 살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자신은 양심이 깨끗하다고 사람들앞에서 떠들어 댔는데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진정한 양심이 무엇인지 그 말을 하기에 앞서 고민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사는 것은 정말 힘은 든다.

 

내가 그렇게 믿던 천주님을 버리긴했어도 마지막 천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선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

 

시련이지만 내가 강인하게 서게 만든 힘.....

 

천주교 신자로서 개망나니처럼 사는 남편을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불쌍한 나를 구하고  싶었던 천주님의 선택.....

 

그 분이 계셨다면 내 삶 마지막까지 불행의 연속으로 치닫게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혼자 굳건히 걸어가라는 다독임이라고 생각.....

 

천주님께서  나를 일으켜 세워준 것에 대한 보답을 해야 하지만 아직은 내 마음속에서 냉담을 하고 싶다

 

지금은 내 감정대로 움직이는 평범한 인간이고 싶을뿐이다.

 

그저 인간다운 인간의 모습..내재된 감정의 표출 그대로.....

 

다시 진정한 신앙인이 될지 미지수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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