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에 만기된 나만의 비자금 일부를 재예치하기 위해 갔다.
창구 여자가 빤히 나를 바라보면서....
"너무 예쁘세요. 들어오시는데 눈에 확 들어오시네요.화사하게 화장을 잘하시고..."
내가 작성한 주민 번호를 은근 슬쩍 훑어보고
"나이에 비해 너무 동안이세요."
젊었을 때는 젊음 자체로도 통통했지만 많이 들어왔던 이야기....
남편과 광주에서 주말 부부로 지낸적이 있었다.
아이들 때문에 광주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가는데 운전기사 아저씨가 자꾸 바라보시면서
"아기 엄마 맞아요? 아기 엄마같지 않게 예쁘세요. 남편은 행복하시겠어요.
이렇게 예쁜 부인을 옆에 두고 살고 있으니.."
그러나 그런말을 30대까지 많이 들었던 이야기이지 40이 넘은 뒤로는
쉽게 들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아무리 화장을 해도 노화가 급 진행되는 시기라서 ...
다행히도 부모님의 좋은 유전 요소를 가지고 태어나서 머리에
흰머리카락이 없다는 것은 행복이다.
50이 넘은 나이부터 흰머리카락이 났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듣고 감사하다.
40이 넘은 친구들은 한달에 몇번씩 염색을 하느라 염색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하니...
그렇다고 흰머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끔 딸아이가 새치?가 보이면 뽑아주기도 하니까...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머리카락의 노화는 새치부터 진행된다고 하니
어쩌다 한 올 뽑힐 때마다 우울한 생각은 하게 된다.
나이에 순응해야지 하면서도...
어쨌던 간에 40이 넘은 중년의 나이에 그런 소리들으면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비록 빈말이라도....
분명한 것은 곱게 나이들어 간다는 것이다.
난 요즘 가을을 겨냥해서 짧게 잘랐던 머리를 어깨선까지 길렀다.
아가씨때는 긴 생머리를 엉덩이에 올정도로 기르고 다녔고 결혼과 함께
짧아진 머리 ...30대 후반에 다시 머리를 길게 길렀다가 40대에 짧아졌다.
나이가 들수록 머리는 짧아야한다는 말을 들으면 맞는 말인 것 같다.
짧은 머리는 선생님으로서 차갑고 날카롭다는 이야기를 듣다가
목선을 넘은 중간 머리를 하고 나면서부터 한결 부드럽게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바람에 찰랑거릴 정도로 약간은 더 기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