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
바닷가에서 아이들과 놀다가 들어와 저녁을 하고 있었다.
정신없이 저녁 준비를 하는데 남편이 사라졌다고
친정어머니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점심때 술 한잔했는데 혹시 사고?....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저녁 준비를 하다말고 해수욕장으로 달려나갔다.
해가 뉘엇뉘엇 바다속으로 침몰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석양처럼 남편도 바다에 침몰하지 않았을까!
방정맞은 생각을 하며 이름을 불렀다.
진호아빠~~~최갑성~~~
사람들은 거의 빠져나가고 식구들만이 물속에서 남편을 찾았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술 먹는 것을 제외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남편인데 ....
술먹으면 미워했던 순간들이 지나갔다.
그때였다.
"경자야 고동잡았다. 저녁에 끓여먹자"
절벽에서 검은 그림자가 모자에 고동을 잡아들고 오고 있었다.
" 당신 사고난 줄 알고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
"내가 죽으면 편하게 살 수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 맺어진 인연이니까 싸우고 다투더라도 백년해로해야지.
나혼자 어떻게 살아"
내가 놀라서 걱정하는 것을 보니까 내심 좋아하는 눈치다.
석양이 지는 저녁 무렵의 한바탕 소동은 웃음으로 끝났다.
가슴 쓸어내리던 시간 속에서 남편없는 생활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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