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판공성사

향기나는 삶 2011. 12. 19. 07:47

성당에 가서 판공성사를 보았다

 

천주님에 대한 믿음이 얕아지면서

 

냉담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예수님상과 성모상을  모두 치워버리고 싶었다

 

아무 의미없는 것을 집에 모셔두고

 

바라보는 것이 얼마가 고통스러웠는지 모른다.

 

내 삶을 지탱해준 것이지만

 

신앙마저 무너진 남편을 볼 때

 

자신의 과오와 허물을  위안받기 위한 도구로밖에 생각되지 않아서였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판공성사를 보기로 했다

 

신부님께 내가 겪는 고통을 모두 이야기했다

 

결혼하면서 남편으로 부터 받았던 모든 고통...

 

여자로서 감내해야만 했던 모든 것들도..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했어도 내가 아이들에게나 남편,  주변 사람들에게

 

잘못했던 것들을 고백했지

 

남편이 나에게 행했던 것을 말하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모든 것을 말했다.

 

남편이 나에게 행했던 것들을 참을 만큼 참고 결혼 생활을 해왔고

 

외도까지 참으라고 한다면 더 잔인한 것이라고....

 

내가 아무리 신앙인이지만 모든 것이

 

밝혀지면 남편을 보내주고 싶다고...

 

신부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것을 용서하세요

 

그래서 하느님이 있지 않느냐고..."

 

내게 남편을 위해 고통의 신비를 기도하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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