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모임에서 변산으로 일박이일 놀러갔다
5시에 남편 친구 한 명과 친구아내 두 명을 태우고 변산으로 향했다
1시간을 달려 변산에 도착했다
방에서 짐을 풀고 횟집으로 향했다.
변산의 밤은 황홀할 정도로 휘황찬란한 빛들이 사람의 마음을 술렁거리게 했다.
점심을 빵으로 때운 상태여서 허기진 배를 참지 못하고
정신없이 음식을 먹었다.
남편 친구들이 복분자 술과 홍초가 들어있는 소주를 건냈다
술을 기피하는 나이지만 한 모금 한 모금 마시다보니
취해버렸다.
아니 취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세상의 모든 근심을 벗어버리기 위해 술을 받아마셨다.
술의 위력은 대단했다.
세상이 빙빙 돌았다.
남편의 속을 태우고 싶어 더 받아 마셨다.
결국 남편은 술도 못마시는 나에게 술을 권하는 남편 친구들에게 화를 냈다.
공구점을 하고 있는 언니가 화장실로 나를 따라왔다.
나도 모르게 언니를 안고 엉엉 울었다.
다음은 노래방을 갔다.
술이 취해서 앉아 있지를 못했다.
방에 들어가서 자야한다고 했지만 같이 놀자고 못들어가게 했다.
근심과 걱정이 있으면 이렇게 취해서 사는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속이 미식거리고 속에서 불이 났다.
술을 마시면 토하는 나....나는 결국 모든 것들을 토하고 말았다.
역겨운 인생의 모든 것들도 토하고 싶었다.
사람들의 노래소리도 사람들의 춤이 빙글빙글 돌았다.
소파에 누워있다가 남편 친구들에게 추한 모습을 더 보이기 싫어서
방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그리고 언니의 부축을 받으며 방으로 들어와 잤다.
언니들은 내가 왜 이러는지 몰랐을 것이다.
모임에 나가도 술을 마시지 않는 나를 알기에....
그러나 나를 안고 울었던 언니는 내 마음을 이해했을 것이다.
말하지 않아도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 언니는 나보다 먼저 나와 같은 길을 걸어갔으니까....
내가 이렇게까지 망가져야하는지 눈물이 나서 밤새 베개를 적셔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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