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시

고구마

향기나는 삶 2008. 1. 26. 12:21

장작불

훨훨 타다

시름시름 꺼지는 아궁이는

고구마가 익기 참 좋았다.

부지깽이로 불을 뒤적거려

식구대로 여나무개

묻어두고

마당에서 배나무에 고무줄 묶어

놀이를 하다보면

솔솔 고구마 익는 냄새가

산골짜기에 널리 퍼지고

마실 나가놀던

우리집 흰둥이도 먼저 알고 달려왔다

아궁이에 둥그렇게 앉아

입가에 거무스레 숱검댕이 묻히면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구마

추운 겨울도 고스란히 입에서 녹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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