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고운글)
생각하는 사람
小望 김준귀
좌변기에 앉으면
로댕의 조각상이 된다.
그도 그렇게 앉아
여인 클로델의 희애(喜哀)을 생각하고
욕망의 늪을 허우적대던 자신을
머릿속에 조각했을 것이다.
못내 아쉬운 사랑은
머리를 숙이게 했고, "지옥의 문" 위에서
관조하듯 뿌연 눈으로 바라보게 했을 것이다.
그는 구릿한 냄새만 바르고
세상에 나온 것이 아니다,
가슴에 조각상 하나를 안고 나온 것이다.
우리 또한 좌변기에 앉는다,
그대는 무엇을 안고 나올 것인가?
小望 俊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