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고운글)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

향기나는 삶 2008. 9. 13. 07:58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 / 雪花 박현희
      파릇파릇하던 벼 이삭 누렇게 잘 익어
      어느새 들녘은 황금빛 물결로 넘실거리고
      뒤뜰에 주렁주렁 달린
      다홍 빛으로 물든 통통한 감이며 대추가
      튼실히 여물어가는 고향의 들녘은
      풍요로움이 넘쳐서 좋습니다.
      온 가족 옹기종기 모여 앉아
      도란도란 웃음꽃을 피우며
      이른 봄 취했던 쑥을 넣은 송편 피에
      달콤한 팥앙금과 고소한 밤까지
      꾹꾹 눌러 가득 채워넣은
      송편을 빚는 즐거움은
      추석이 아니면 언제 또 맛보는 행복일까요.
      알록달록 뾰족코 예쁜 꽃 고무신과
      추석 빔을 사오시려 장에 가신
      아버지를 설레며 기다리던
      어릴 적 한가위의 저녁 무렵은
      날아갈 듯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앞산 위로 휘영청 둥근 보름달이 떠오르면
      마음에 간직한 소원을 빌고
      귀뚜라미 찌르레기의 노랫소리에 흥을 돋우며
      북적거리는 한가위의 밤은
      정겨움으로 무르익어 갑니다.
      행복하고 풍요로운 추석 명절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