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고운글)

꽃으로 오신 임

향기나는 삶 2008. 11. 7. 18:44
      꽃으로 오신 임 小望 김준귀 네가 꽃이 되어 올 줄은 미처 몰랐어. 너를 잊기 위한 시간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 기억의 자루 속에서 너를 꺼내려는데 꽉 붙잡고 놓지 않는 거야 그래서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막 흔들었더니 어지러웠는지 손을 놓더라 눈을 찔끔 감고 꺼내 햇볕이 잘 드는 뜰에 묻고 얼마나 울었는지, 넌 모를 거야 어느 날 싹이 돋아나더니 네 목에 걸려 있던 구슬이 달렸잖아 그 속에서 꽃잎이 한잎 두잎 나올 때마다 너의 생각이 하나 둘 걸어오는 거야 꽃을 꺽어 버릴까도 생각했는데 차마, 그렇게는 못하겠더라! 그 어느 때보다 방안이 환하게 느껴지는 날이었어 뜰에 나와 보니 나를 향해 활짝 피어 웃는 거야 그래서 꽃을 보지 않으려고 돌아다녔어 보면 네가 생각날까 봐 그런데 말야 꿈속에 보여, 나 어쩜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