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고운글)

이런, 가을이면 참 좋겠습니다

향기나는 삶 2008. 10. 23. 10:57

 
 이런, 가을이면 참 좋겠습니다 / 양애희
 



쓸쓸할때,
외로울때,
하여, 무색 눈물이 무릎안으로 흘러들때
천지마다 흩어진 행복 끌어모아
마음 눕힐 잎 넓은 방을 내어줄,
어깨 든든한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연연한 국화향을 맡고도 그댈 생각하고
한 점 바람향에도 그대 숨소리 마음안에 출렁출렁
에메랄드빛 풍경아래, 단풍잎 쌓이듯
그리움도 소리없이 쌓이는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온통, 그대로 하여 눈물겨운 가을
몸 한쪽 그대에게로 기울어
향기로 가득찬 상춧잎같은 편지 한장 건네는,
바람에 날리는 가을 낙엽길을 그저 말없이 함께 걸어줄,
따뜻하고 포근한 내 사랑하는 사람이
지척에 사는 그런 가을이면 참 좋겠습니다.
 


단풍든 가을 입속에 환한 불이 켜져
사랑이 다 불어간 뒤에도
영원히 지지 않을 등불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아, 사랑하기에 좋은 그대
가슴속에 태양빛처럼 찬연히 타오르며
행복히 곁에 머무는, 꽃불같은 가을이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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