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아 ~난 그릇이 작구나 ~큰 며느리감은 아니다.
향기나는 삶
2022. 2. 22. 08:07
작은집 여동생이 치매 걸린 작은 어머니와
연로하신 작은 아버지를 건사하느라
네 남매가 돌아가면서 집을 방문하고 있다.
~언니 이제부터 고생 시작이야 ~
동생 말이 자꾸 내 귀에 맴도는데 차츰
그 의미를 알 것 같다.
부도나면서
시댁 돈들어 가는 일에 난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렇다고 ~ 나몰라 라 ~~외면하고
살아 온 적없이 거의 내 손에서
해결하려고 엄청 노력했으니 시댁식구들이 불만을
가지면 안된다.
이치료에 들어가는 비용도 자세하게 알지 못했지만
막내 동서가 서울에서 내려오시면 시어머니 모셔다
드리면서 물어 보았는지 조금 자세하게 아는 듯 했다.
돈들어가는 일은 내가 더 크게 묻고 싶지 않았다는게
맞다.
단순한 나는 시어머니께서 가진 돈으로 이를 하신다고
하셔서 조금이나마 보태기 위해
가족 모임돈으로 200만원 드렸고
또 몇 십만원 드렸으며
또 60만원 드리려고 했다.
얼추계산이 끝난 줄 알고 전혀 이치료에 부담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근데 아직도 300만원 보다 많은 돈이 남아 있고
아마 그 돈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은
망연자실했다.
내 코가 석자인 나 ~~
우리집의 급한 불을 끄면서 시댁일을 신경쓰는 편이라
진짜 어느정도 모아 놓으면 돈에 귀신이 붙었는지
일이 생겼다.
막내 동서와 둘째 동서의 공동의견은
마지막 치아 비용에 대해서 N분의 1로 나누고
시어머니 돈은 비상용으로 남겨 두자는 것이었다.
어느 정도 공감은 가긴했지만 너무 없는 시어머니의
현실 앞에 한 숨은 나왔다.
나도 모아 둔 돈이 없어서 저렇게 예상하지 못한
이치료나 다른 일이 생겨 자식들에게 손 벌리면
자식들 도움도 못주는 현실에서
~우리 엄마 아빠는 젊었을 때 뭐해서 부담주나 ~
말은 못하고 끙끙 앓을까 싶다.
친구들이나 선생님들과 얘기지만
노후에 쓸 비상금이 몇 억은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남의 나라 얘기 같다.
물론 그 놈의 부도만 아니라면 그 까짓 것 동서들에게
비용에 대해 일언 반구 말도 안 꺼냈을 것이다
돈얘기 하는 것만큼 추접스러운 것이 없고
남에게 공짜로 돈 달라고 해 본적 없이
살아온 나이기에 동서들에게 돈 얘기하는 것도
때론 큰 며느리라는 위신이 깎이는 듯 하다 .
난 큰 며리감은 절대 아니다.
그릇이 너무 작고 배포가 크지 않아서다.
막내동서가 ~사시면 얼마나 사시겠어요 ~
돈 들어가면 벌면 되지요 ~~
나보다 젊어서 그러나!
힘든 코로나 상황에도 장사가 되지
않는 현실에서 긍정적인 말로 담담하게
말하는 동서의 말소리가 자꾸 내 귀를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