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기

맥주 3병....인사불성

향기나는 삶 2017. 7. 9. 08:08

 

토요일 아침.... 비가 억수로 내렸다

7시30분 도착해야 할 시간이 8시도착

 

비가 억수로 퍼붓고 와이퍼가 빛의 속도로 움직이지만

앞이 보이지 않았다

 

목이 쩍쩍 갈라 붙어 버리는 갈증....

뜨거운 뙤약볕은 내 온 몸의 수분을 갈취해 간다

 

그래도 이렇게 비가 억수로 내리는 날은

대지의 목마름을 씻어 낼 수 있고

 

내 살갗에 부딪치는 비가 시원해서 좋다

그냥 내리는 빗속으로 음악을 들으며 이동하는

 

시간은 낭만적이다

대아리 저수지가 붉은 나체를 드러낼 정도로 말라갔는데

 

파란 빛으로 가득 채워지니 녹음에

언뜻 언뜻 보여지는 물빛이 고았다

 

비의 소리 ...음악의 소리....내 마음의 소리....

비가 오니 강렬한 하늘의 태양불에 그을리지 않고

 

차안의 열기에 현기증이 사라져서 좋았다

나는 비가 좋다

 

단 내가 원하는 것은 비내리는 바닷가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여유가 없다는 것외에

 

비가 내리는 길을 드라이브하는 여유로 나를 달랠 뿐...

 

어제는 비가 내려서 ...

내마음에 그리움까지 내려서.. 좋았다

 

저녁 9시에 집에 오니 아무도 없었다

비가 그치니 여름의 온도는 다시 올라가고

 

등골에서 땀이 났다

집에 오자 마자 맥주를 마시고 싶었다

 

여름에 갈증날 때 맥주만큼 시원한 것이 없다

술을 마시지 않는 내가 유일하게

 

술을 마시는 계절은 여름..

 

어쩌다 카스 맥주 한캔을 마시고 자면

취해서 푹~~~자서 좋다

 

술은 마실수록 늘어 간다는데 술꾼은 아닌가 보다

딱..한 캔이면 충분하고 그대로 곯아 떨어지고...

 

집에 도착하니 남편과 딸이 없어서

카뮤의 음악을 틀어서 방안 가득 리듬으로 채웠다

 

10시쯤 남편이 나를 위해 맥주 세 병을 사왔다

술을 마시고 싶다고 했더니..

 

밥을 먹어야 하는데 갈증이 나서 술을 밥대신 술로...

 

라면 두개를 끓이고...멸치를 볶고....계란후라이로

술상을 차렸다

 

아침부터 쫄쫄 굶고 어머님들이

주신 커피와 과자로 주린배를 달랬는데...

 

이상하게 목이 타서 인지 밥대신 맥주만 마시고

싶었다...

 

나에게 큰 병맥주를 따라주니

캔맥주량보다 많은지 적은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따라주는대로 라면과 계란을 안주 삼아

먹으니 배가 불렀다

 

내가 얼마나 마셨는지 모르겠다

세병째 마지막 잔을 마시면 토할 것 같아

 

남편에게 넘겼다

 

그 때부터 취했는지 머리가 빙빙 돌기 시작해서

샤워를 하고 잤다

 

음악을 듣기위해 이어폰을 귀에 꽂고

분명 속옷을 입고 잤는데...

 

그 다음부터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너무 일찍 자서 새벽에 일어났는데

..헐... 브레지어가 없고....귀에 이어폰이 땅에 있었다..

 

원래 다 벗고 자는데 조신하게 잔다고 속옷을

입었는데 너무 더워서 벗어 던진듯....ㅎ

 

남편은 온 몸 자체가 취해서

방바닥에 널브러져 있고....나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잠시 잠에서 깨어 화장실을 갔더니

방에 내가 옆에 없다고

 

느낀 남편이 술이 덜깬 상태로 비틀 비틀

일어나 나를 찾아 다녔다...

 

'왜?....'

 

'...당신이 없어서....찾았지....'

 

남편은 옆에서 내가 부스럭 거리든

내손이 나쁜짓? 하며 자야 코를 골고 자고

 

나역시 남편 거대한 발이 내 배위에 올려놓고 자던

나를 꼭 안고 자던 ....옆에 있어야 자는 습관이 있어서..

 

습관이라는 것은 진짜 무서운 듯....

 

 

큰 병맥주 세 병 중 한 병 반을 마신 듯...

배가 고팠고 갈증나서 정말 맛있게 맥주를 마신 듯 하다..

 

술은 마실 수록 늘어난다고 하던데..ㅎ

 

매일 매일 마시면 나도 남편과 똑 같이 술꾼이 될 지도

모르겠다...

 

내가 하고 싶은 것 하나?

 

새벽 세시쯤 들어와 남편처럼

~~문열어 ~~방문을 쾅쾅 두드리는 일...ㅎ